이재용 감독의 '여배우들'(2009년)은 흔들리는 배 위에서 보는 토크쇼 같다. 윤여정, 이미숙, 고현정, 최지우, 김민희, 김옥빈 등 유명 여배우들 6명이 한꺼번에 출연하는 흔치 않은 영화이기에 호기심을 갖고 봤으나 어찌나 카메라를 흔들어 대는 지 멀미가 날 지경이다.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려 여배우들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과도한 들고 찍기를 한 탓이다. 하지만 이는 감독의 자가당착일 뿐이다. 카메라용 모니터나 편집실의 작은 모니터로 보면 들고 찍기 화면이 그럴 듯 해 보일 지 모르지만 극장의 거대한 스크린으로 키워 놓으면 마치 롤러 코스터를 탄 것처럼 화면이 춤을 춘다. 배우들의 얼굴을 클로즈업으로 바짝 당겨 찍은 화면이 어찌나 심하게 일렁이는 지, '태극기 휘날리며'의 초반 장면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