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캐서린 로스 2

졸업 (블루레이)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졸업'(The Graduate, 1967년)은 영화보다 음악을 먼저 알았다. 중학교 시절 구입한 '세계영화음악 모음집' 카세트 테이프에 사이먼 앤 가펑클이 부른 'Sound of Silence'가 들어 있었다. 조용한 기타 반주에 맞춰 부르는 두 사람의 애조 띤 하모니가 어찌나 절묘하던 지 여러 번 되풀이해 들었던 기억이 난다. 덕분에 사이먼 앤 가펑클의 노래를 좋아하게 돼 'Mr Robinson' 'April Come She Will' 등도 찾아 듣게 됐는데 알고보니 모두 영화 '졸업'의 삽입곡들이었다. 그렇게 노래로 먼저 만나고 훨씬 나중에 보게 된 영화는 한 마디로 파격적인 작품이다.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가 진로를 정하지 못한 채 고민하던 중 중년 여인과 육체..

내일을 향해 쏴라 (SE)

조지 로이 힐 감독의 '내일을 향해 쏴라'(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 1969년)는 참으로 독특한 서부극이다. 실화를 소재로 다룬 이 작품은 은행을 터는 악당이면서도 결코 밉지 않은 주인공들이 등장해 웃음과 안타까움, 통쾌함을 선사한다. 버디물이자, 안티 히어로물이면서 서부극판 느와르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와 비슷하다. 두 작품 모두 반전과 평화를 외치던 히피 정신이 미국 사회를 휘젓던 무렵에 제작됐다. 그만큼 영화에는 반항기가 가득하다. 그래서 그런지 학창시절 TV에서 이 영화를 보면서 경쾌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포드의 황금콤비가 빚어내는 완벽한 연기, BJ 토머스의 더 할 수 없이 흥겨운 주제가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