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전 학창시절, 설악산에 자주 갔다. 아침 일찍 오색쪽에서 가파르게 치고 올라가 대청봉을 넘으면 오후 3,4시쯤 설악동 입구로 내려 올 수 있어 당일치기 등산으로는 딱이었다. 거기에 봄, 여름, 가을 철마다 다른 기가 막힌 절경까지 볼 수 있으니 더 할 나위 없다. 처음에는 친구들이 멋모르고 따라 나섰다가 나가 떨어진 뒤 혼자서 산을 넘었는데, 혼자 산타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아무것도 없는 대자연의 고즈넉함이 주는 평안함과 외로움, 그리고 약간의 두려움이 가미된 그 느낌은 참으로 생경하면서도 감미롭다. 그렇게 힘든 자신과의 싸움 끝에 정상에 서서 탁 트인 산 아래 풍경을 내려다보면 이런게 희열이구나 싶다. 하물며 1,700여 미터 높이의 설악산도 그럴진대, 6,000여미터 이상 세계의 고봉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