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콘래드 홀 2

로드 투 퍼디션 (블루레이)

오래 전 영화 '친구'를 찍은 황기석 촬영감독의 사무실에 놀러 간 적이 있다. 다른 영화 준비중인 그의 책상에 외국 영화 잡지가 한 권 놓여 있었다. 펼쳐진 책 페이지에 노인이 뷰파인더를 들고 바지를 걷은 채 물에 서 있는 사진이 있었다. 누굴까. 황 감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콘래드 홀 촬영 감독이라고 알려줬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사진이 바로 유작이 된 '로드 투 퍼디션'(Road To Perdition, 2002년) 촬영 중에 찍은 것이었다. 로드 투 퍼디션. 맥스 앨런 콜린스와 리차드 레이너의 그래픽 노블을 샘 멘더스 감독이 영화로 만든 이 작품은 침이 마르도록 칭찬해도 모자를 정도로 아주 서정적인 아메리칸 느와르다. 갱이 판치던 1920년대 미국. 오래도록 갱단에 몸담았던 사내가 아들을 지키기..

패닉 룸

데이비드 핀처(David Fincher), 콘래드 홀(Conrad W. Hall), 다리우스 콘지(Darius Khondji), 데이비드 코프(David Koepp, 하워드 쇼(Howard Shore)... 이름만 늘어놓아도 묵직한 존재감이 느껴지는 거장들이다. 이들이 함께 한다면 얼마나 대단한 작품이 나올까. 그 즐거운 상상을 실행에 옮긴 작품이 바로 조디 포스터(Jodie Foster)가 주연을 맡은 스릴러 '패닉 룸'(Panic Room, 2002년)이다. 이 작품에서 핀처는 감독을 맡았고 콘래드 홀과 다리우스 콘지는 촬영을, 데이비드 코프는 각본을, 하워드 쇼는 음악을 담당했다. 핀처는 '세븐' '에이리언 3' '파이트클럽' 등을 만든 스릴러에 일가견 있는 감독. 데이비드 코프는 '쥬라기 공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