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퀸 라티파 3

택시 더 맥시멈

뤽 베송이 각본을 쓰고 제라르 피레가 감독한 프랑스 영화 '택시'(Taxi, 1998년)는 아찔한 스피드와 웃음으로 전세계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를 할리우드가 몇 년 뒤 리메이크한 작품이 바로 팀 스토리 감독의 '택시 더 맥시멈'(Taxi: The Maximum, 2004년)이다. 장소가 파리에서 뉴욕으로 바뀌었고, 자동차가 푸조에서 미국의 상징 포드로 둔갑했다. 그 외 기본적인 줄거리와 설정은 대동소이하다. 여전히 스피드광인 택시 운전사와 운전면허는 있지만 장롱면허나 다름없어 제대로 직진도 못하는 어리버리한 경찰이 콤비가 돼서 전광석화 같은 스피드로 은행을 털고 달아나는 강도들을 뒤쫓는 얘기다. 그러고 보니, 가장 크게 변한 것이 있긴 하다. 바로 여성 파워에 의존한다는 점. 주인공인 택시 기사부터 신..

아이스 에이지4 - 대륙이동설 (블루레이)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아이스 에이지' 는 3편부터 문학작품의 설정을 슬쩍 슬쩍 차용하기 시작했다. 3편에선 코난 도일의 '잃어버린 세계'를 빌려 오더니 4편인 '아이스 에이지4 대륙이동설'(Ice Age : Continental Drift, 2012년)에선 호메로스의 '오딧세이'를 빌려 왔다. 스티브 마티노, 마이크 터메이어가 공동 감독한 이 작품은 지각 변동으로 땅덩이가 분리되며 가족과 생이별한 일행들이 빙산을 타고 가족을 찾아가는 고난의 여정을 다뤘다. 이 과정에서 거대한 유인원인 기간토피테쿠스가 이끄는 해적 일당과 대결을 벌이고 싸이렌의 유혹을 이겨내는 등 온갖 모험이 벌어진다. 싸이렌의 유혹, 온 몸을 마비시키는 과일 등은 모두 '오딧세이'에 나오는 소재들이다. 여기에 제작진은 제목이 말해주듯 판..

시카고 (블루레이)

'All That Jazz'라는 노래로 유명한 롭 마샬 감독의 뮤지컬 '시카고'(Chicago, 2002년)는 매력적인 영화다. 살인을 저지르고 감독에 갇힌 여죄수들이 살려고 몸부림치는 내용. 재미있는 것은 하나같이 이들이 살아남기 위해 사기와 거짓말, 권모술수로 일관한다는 것. 얼마나 배심원을 잘 속이고 언론을 이용해 눈물샘을 자극해 무죄를 받아내느냐가 관건이다. 이를 통해 미국 배심원제도의 문제점, 선정적인 주제를 향해 달려드는 옐로 저널리즘, 돈만 밝히며 재판을 부추기는 변호사 등 미국 사회의 여러가지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만큼 법을 속이는 악녀들의 이야기도 흥미진진하고 이를 풀어낸 노래와 춤도 흥겹다. 아무래도 뮤지컬의 승부수는 노래와 춤에서 갈리는 법인데 이 작품은 그런 점에서 성공했다. 영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