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크리스 헴스워스 8

고스트버스터즈(4K)

폴 페이그(Paul Feig) 감독의 '고스트버스터즈'(Ghostbusters, 2016년)는 1984년 첫 선을 보인 동명의 공상과학(SF) 코미디를 30여 년이 지나 다시 만든 리부트판이다. 제목에 유령이 들어간다고 해서 공포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내용은 오리지널과 비슷한 코미디다. 초자연 현상을 연구하는 애비(멜리사 맥카시 Melissa McCarthy)와 물리학자 에린(크리스틴 위그 Kristen Wiig), 발명가 홀츠먼(케이트 맥키넌 Kate McKinnon), 여장부 패티(레슬리 존스 Leslie Jones) 등 뉴욕에서 사는 여성 넷이 모여 유령을 퇴치하는 회사 고스트버스터즈를 세워 도시 곳곳에 출몰하는 유령을 쫓는 이야기다. 기본적인 설정은 오리지널과 동일한데 달라진 것이 있다면 남자들..

하트 오브 더 씨(블루레이)

예전에 읽었던 허먼 멜빌(Herman Melville)의 소설 '백경'(Moby-Dick)은 복수의 광기로 점철된 드라마였다. 거대한 흰고래에게 한쪽 다리를 잃은 에이허브 선장의 복수심은 이해할 수 있지만 개인적인 복수를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처사는 광기 아니면 설명이 되지 않았다. 다리를 잃은 분노로 평생에 걸쳐 목숨을 걸고 한 마리 짐승을 쫓는 행위를 이성적이라고 보기는 힘들었다. 에이허브는 왜 그리 포경선을 몰아 고래를 쫓았을까, 그것이 백경이 남긴 숙제였다. 그 궁금증을 풀어준 것이 론 하워드(Ron Howard) 감독의 '하트 오브 더 씨'(In the Heart of the Sea, 2015년)다. 이 영화는 너새니얼 필브릭이 쓴 르포르타주 문학인 '바다 한가운데서'를 원작으로..

블랙코드(블루레이)

마이클 만(Michael Mann) 감독의 '블랙코드'(Blackhat, 2015년)는 제대로 망한 영화다. 미국에서 개봉 첫 주에 2,500여 개 극장에서 개봉했는데도 박스오피스 10위에 그쳤다. 미국에서 개봉 첫 주에 1,2위를 하지 못하면 사실상 흥행하기 힘들다. 그 결과 약 7,000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인데도 첫 4일간 수입이 400만 달러를 약간 넘는데 그쳤다. 그 바람에 한국을 비롯해 호주, 벨기에 등 여러 나라에서 극장 개봉이 줄줄이 취소됐고 IPTV와 DVD, 블루레이 타이틀 출시로 넘어가 버렸다. '히트' '콜래트럴' '마이애미 바이스' 등 흥행 영화를 줄줄이 만든 마이클 만 감독으로서는 체면을 단단히 구겼다. 그의 작품 중 최대 흥행 실패작이 돼버린 이 작품은 해커의 세계를 ..

어벤져스: 4K 블루레이

조스 웨던 감독의 영화 '어벤져스'(The Avengers, 2012년)를 보면 소녀시대 같은 걸그룹이 생각난다. 고운 아가씨들이 나와 춤을 추고 돌아가며 노래를 한 소절씩 부르는 걸그룹처럼 아이언맨, 헐크, 토르, 캡틴아메리카 등 초영웅들이 등장해 돌아가며 힘자랑을 펼친다. 어찌보면 이 같은 영웅들의 집합은 미국식 물량주의의 산물이다. 거대 자본과 물량을 투여해 압도하는 영상은 할리우드가 아니면 만들기 힘들다. 어린 시절 TV를 보며 영웅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 번쯤 해보는데 그런 상상을 코믹북에 이어 영화로 옮겼다. 그런 점에서 어렸을 때 받으면 즐겁고 신났던 종합선물세트를 닮았다. 하지만 종합선물세트라는게 실속은 없다. 커다란 상자를 뜯어보면 각종 과자들이 각각 포장 상태로 들..

헌츠맨 윈터스 워(블루레이)

세딕 니콜라스 트로얀 감독의 '헌츠맨 윈터스 워'(The Huntsman: Winter's War, 2016년)는 뜻하지 않게 파생된 시리즈 물이다. 동화 백설공주를 비튼 전작인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http://wolfpack.tistory.com/search/스노우%20화이트)이 원래 3부작으로 기획됐는데, 주연인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감독 루퍼트 샌더스와 염문을 뿌리면서 두 사람 모두 시리즈를 중도 하차하는 바람에 계획 자체가 틀어졌다. 백설공주 시리즈에서 백설공주가 사라졌으니 남은 조연들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어갈 수 밖에 없게 됐다. 그 바람에 이야기의 구심점은 백설공주가 아닌 강력한 조력자였던 사냥꾼을 중심으로 흘러 간다. 하지만 역시 급조한 시리즈의 티가 난다. 전작에서 불의의 권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