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클린트 이스트우드 15

사선에서(4K)

볼프강 페터젠(Wolfgang Petersen) 감독의 '사선에서'(In The Line of Fire, 1993년)는 또 다른 '보디가드'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경호원을 지낸 은퇴 일보 직전의 경호원이 대통령을 노리는 암살범과 대결을 벌이는 내용. 경호 대상이 남성으로 바뀌었을 뿐 구성이 이 작품보다 한 해 먼저 나온 '보디가드'를 닮았다. 다만 과거의 상처 때문에 노련하면서도 시니컬하고 능글맞은 주인공의 모습은 보디가드와 많이 다르다. 초반에 주인공 프랭크(클린트 이스트우드 Clint Eastwood)가 동료와 잠입 수사를 벌이면서 리볼버를 사격하는 장면은 클린트 이스트우드에 대한 오마주처럼 '더티 해리'를 연상케 한다. 대통령의 암살을 막으려는 노병의 힘든 싸움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는 파트너의 죽..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4K 블루레이)

2009년 1월 15일 미국 국내선 항공사인 US에어웨이즈의 1549편 여객기는 샬럿(Charlotte)으로 가기 위해 뉴욕(New York) 라구아디아 공항(LaGuardia Airport)을 이륙한 지 얼마 안 돼서 새떼와 충돌했다. 새들은 비행기 양쪽 날개에 붙어 있는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 타버렸고 순식간에 엔진이 망가지면서 비행기는 추진력을 잃었다. 비행기가 추락하는 상황에서 체슬리 '설리' 설렌버거 기장은 모두를 살리기 위해 3분 이내 조치를 취해야 했다. 급히 라구아디아 공항과 교신을 해보니 다시 회항할 경우 뉴욕 브롱크스(Bronx)에 추락해 비행기뿐 아니라 지상의 사람들과 건물들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었다. 뉴욕 상공에서 벌어진 믿기지 않는 실화 기체 오른편에 뉴저지의 테터보로(Teter..

라스트 미션(블루레이)

1930년생인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올해 89세다. 결코 적지 않은 나이인데도 그는 여전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라스트 미션'(The Mule)은 그가 88세 때인 2018년에 주연하고 감독까지 맡은 작품이다. 실화를 토대로 한 이 작품은 주변 사람들을 위해 마약을 운반한 90세 노인의 이야기다. 백합 원예로 먹고 살던 노인 얼 스톤(클린트 이스트우드)은 인터넷 판매 때문에 사업이 망한 뒤 가족들에게도 버림받는다. 우연히 알게 된 청년의 권유로 어떤 물건을 배달하며 큰돈을 만지게 된 노인은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을 돕기 위해 본격적으로 자동차로 물건을 실어 나르는 일을 한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물건은 마약이었다. 마약인 줄 알았지만 이미 발을 뺄 수 없게 된 노인은 위험하면서도 낙천적인 그만..

용서받지 못한 자(4K 블루레이)

같은 제목의 영화가 여러 편이라 혼동하기 쉬운데, '용서받지 못한 자'(Unforgiven, 1992년)의 원류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만든 서부극이다. 이 영화에서 그는 서부극이 갖고 있던 고유의 속성을 송두리째 뒤엎었다. 우선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직접 연기한 주인공은 여느 서부극 속 영웅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 정의나 복수를 위해 총을 빼든 것이 아니라 먹고 살기 위한 돈벌이로 총질에 나선다. 하지만 눈 하나 깜빡 않고 속사 권총을 쏘아대던 스파게티 웨스턴의 무법자는 보이지 않고, 말타는 것 조차 힘겨워 하고 서툰 총질에 사람 죽이는 것을 불안해 하는 볼품 없는 노인만 있을 뿐이다. 이를 통해 이스트우드는 그를 유명하게 만든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무법자 시리즈와 작별을 고했다. 기존 서부극의 전..

황야의 무법자(블루레이)

세르지오 레오네(Sergio Leone) 감독의 '황야의 무법자'(A Fistful Of Dollars, 1964년)는 이탈리아에서 만든 서부극인 스파게티 웨스턴 붐을 일으킨 영화다. 이 작품 이전에도 20편이 넘는 서부극이 이탈리아에서 제작됐지만 전 세계적으로 히트한 스파게티 웨스턴은 이 작품이 처음이다. 더불어 이 작품은 레오네 감독과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 Eastwood) 콤비의 이름을 널리 알리며 소위 '무법자' 3부작 시리즈의 모태가 됐다. 이 작품을 계기로 망토를 걸친 채 모자를 눌러쓰고 담배를 삐딱하게 문 떠돌이 총잡이가 등장하는 '황야의 무법자' '속 황야의 무법자' '석양의 무법자' 등 3편이 제작됐다. 세 작품 모두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인공을 맡으면서 TV시리즈 외에 영화 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