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키퍼 서덜랜드 3

스탠 바이 미(4K 블루레이):포켓몬스터에 영감을 준 영화

어린 시절 읽었던 '삼총사' '보물섬'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 같은 작품들은 어린 가슴을 설레게 했다.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찾아 떠나는 두려움과 새로운 것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와 흥분이 교차하면서 모험에 대한 꿈과 환상을 품게 했다. 어쩌다 여름방학 때 시골로 놀러 가면 온통 산과 들을 들쑤시며 다녔던 것도 그런 모험심의 발로가 아닐까 싶다. 그러면서 소년은 결코 책에서 읽은 모험담은 이야기일 뿐 현실과 거리가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조금씩 어른이 된다. 모험에 대한 환상이 깨지는 시점이 바로 현실에 눈을 뜨는 시기인 셈이다. 로브 라이너 감독의 '스탠 바이 미'(Stand By Me, 1986년)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작품이다. 네 소년이 실제 시체를 보기..

엘튼 존 60 라이브 앳 매디슨스퀘어 가든(블루레이)

비가 주룩 주룩 내리는 날이면 듣기 좋은 노래가 엘튼 존의 'We All Fall in Love Sometimes'이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말하지, 오늘 비가 올 것 같다고'(wise men say, it looks like rain today...)로 시작하는 노래는 '우리는 모두 때때로 사랑에 빠지네'(we all fall in love sometimes)로 마무리된다. 이 노래가 수록된 음반은 명반으로 꼽히는 '캡틴 판타스틱 앤 브라운 더트 카우보이' 앨범이다 재킷을 양면으로 쫙 펼칠 수 있게 제작된 이 LP 음반은 만화같기도 하고, 딥 퍼플의 음반 'April' 커버로 쓰여 유명한 네델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슈의 그림을 연상케 하는 독특한 커버가 인상적이다. 이 음반에서 가장 자주 들었던 곡이..

폼페이 최후의 날 (블루레이)

이탈리아 남부에 존재했던 폼페이는 흔히 시간이 멈춘 도시로 불린다. 서기 79년 8월24일 분출한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도시가 18시간 만에 잿더미가 돼서 사라졌다. 그런데 워낙 뜨거운 화산재가 덮치면서 사람들은 순식간에 얼어붙듯 굳어 버렸다. 심지어 그릇에 담긴 음식물까지 그대로 화석이 되면서 당시 생활상과 풍습이 타임캡슐처럼 보존됐다. 폴 W.S 앤더스 감독의 '폼페이 최후의 날'(Pompeii, 2014년)은 이 같은 폼페이시의 비극을 토대로 만든 재난 영화로, 글래디에이터에 타이타닉이 결합된 듯한 작품이다. 즉, 로마 검투사 이야기에 신분을 뛰어넘어 이뤄지기 힘든 사랑이 가미됐다. 밑도 끝도 없이 화산 폭발만 다룰 수 없으니, 여기에 부자와 가난뱅이의 사랑을 다룬 타이타닉처럼 검투사와 로마 여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