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킬 빌 2

아들을 동반한 검객

미스미 겐지 감독의 '아들을 동반한 검객'(1972년)은 흔히 찬바라 영화라고 알려진 일본 사무라이 영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찬바라란 칼날이 부딪칠 때 나는 소리와 피가 쏟아지는 소리를 합친 말이다. 그만큼 칼날이 번뜩이며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검객 영화를 뜻한다. 이 작품은 누명을 쓰고 자객이 돼서 떠도는 무사의 이야기를 다뤘다. 특이한 것은 어울리지 않게 유모차를 밀고 다닌다는 점. 그런데 어린 아들을 태운 유모차가 보통 유모차가 아니다. 바퀴에서 칼날이 튀어나오고 손잡이 등 곳곳에 무기를 숨겨 놓았다. 영화를 보다보면 유모차의 활약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언뜻보면 말도 안되는 황당한 영화같지만 만화적 상상력과 화끈한 폭력 묘사가 시선을 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코이케 카즈오와 코..

킬 빌 1 (블루레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영화 촬영장에서 커다란 음악 소리에 맞춰 흥에 겨워 몸을 건들거리며 춤을 춘다. 그 모습만 보면 일하는 것인지, 노는 것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그렇지만 영화 '킬 빌1'(Kill Bill vol.1, 2003년)을 보면 그가 빠져들었던 60, 70년대 액션 영화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확인할 수 있다. 죽음 일보 직전까지 몰렸던 여인이 복수를 하는 과정을 다룬 이 작품은 쿠엔틴 타란티노에게 영화의 꿈을 심어준 과거 액션 작품들에 대한 오마주로 가득차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배우들의 의상은 물론이고 배경, 무대, 소품, 음악 하나 하나까지 과거 액션물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도록 꼼꼼히 챙겼다. 덕분에 이 작품은 B급 액션영화로는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준 최고의 작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