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터미네이터 7

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4K 블루레이)

팀 밀러 감독의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Terminator: Dark Fate, 2019년)는 한마디로 올드보이들의 귀환이다. 아니,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만든 영웅들이 돌아왔다. 그중에서 단연 반가운 인물은 제작자로 참여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다. 아무래도 터미네이터 1,2편을 감독하며 시리즈를 창시한 인물이어서 그의 귀환은 감독이 아니어도 반갑다. 카메론 감독은 단순히 멀찍이 떨어져서 제작에만 참여한 것이 아니다. 각본까지 공동으로 쓰며 그동안 팬들이 떠나버린 시리즈를 복구하기 위해 노력했다. 때로는 그 노력이 지나쳤는지 정작 연출을 맡은 팀 밀러 감독하고 불화를 빚었다. 카메론 감독은 자신이 낳은 자식 같은 작품이다 보니 적극적으로 개입했고 이것이 결국 치명적인 감독 권한에 대한 간섭으로까지 이어..

터미네이터2 (4K 블루레이)

1991년에 개봉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터미네이터 2'(Terminator 2: Judgment Day)는 당시 대단한 화제를 불러일으킨 영화다. 인류 멸망의 암울한 세계관과 미래의 전사가 과거로 돌아가 인류를 구한다는 내용 자체가 독창적이었고, 무엇보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컴퓨터 그래픽이 화제가 됐다. 악당 터미네이터로 등장한 T-1000이 액체금속이어서 자유롭게 모양을 바꾸는 장면을 컴퓨터그래픽으로 처리했다. 지금 보면 어설픈 티가 나지만 당시로서는 액체금속의 변형에 사용된 모핑 기법이 획기적이었다. 그 바람에 92년 아카데미상에서 특수효과, 음향효과, 분장, 음향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했다. 더불어 전편에 이어 죽지 않는 불사신 터미네이터로 등장한 아널드 슈왈제네거는 물론이고 철의 여인 린다 해..

터미네이터3(블루레이)

조나단 모스토우 감독의 영화 '터미네이터3'(Terminator 3: Rise Of The Machines, 2003년)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빠질 때부터 기대를 하기 힘든 작품이 돼버렸다. 원작자인 카메론은 할 만한 이야기를 1,2편에서 다했다며 3편 제작을 고사했다. 그 바람에 조나단 모스토우 감독이 3편의 메가폰을 쥐게 됐으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남이 만든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한계가 있고, 카메론 감독 말마따나 1,2편에서 어지간한 이야기와 볼거리를 모두 보여줬기 때문이다. 결국 모스토우 감독은 볼거리에 치중해 전편과 다른 구성을 시도하려 했으나 그 조합이 썩 훌륭하지 않다. 기계 집단이 미래에서 과거로 로봇을 보내 저항군인 인류의 사령관을 없애려는 기본 구도는 전편들과 동일하다. 모스토..

터미네이터 제네시스(블루레이)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원안을 쓴 1,2편에서 종결됐어야 했다. 액션과 SF를 적절하게 버무린 이 작품은 1,2편에서 보여줄 것들을 모두 보여줬다. 미래의 기계 인간이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와 역사를 바꾸려는 시도와 이에 맞선 인간들의 처절한 싸움은 구성이나 이야기 모두가 기발했다. 여기에 아놀드 슈왈제네거, 마이클 빈, 린다 해밀튼 등 세 배우가 보여준 화학적 결합도 훌륭했다. 워낙 이야기 구성이 뛰어나다 보니 요즘보다 현격하게 떨어지는 특수효과도 흠이 되지 않았다. 아놀드도 나이가 들고 다른 배우들은 더 이상 예전의 젊고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힘든 지금 굳이 컴퓨터그래픽으로 예전 배우들의 젊었던 시절을 되살려가며 무리를 할 필요가 없다. 1,2편 이후 나온 이야기는 모두 사족에..

터미네이터 4 : 미래 전쟁의 시작 (블루레이)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SF영화 속에서도 독특한 범주에 속한다. 아들이 아버지를 미래로 보내 자신을 잉태하게 만드는 등 인물들의 관계가 시공간을 왜곡하며 뫼비우스의 띠처럼 끊임없이 물고 물린다. 4편도 예외가 아니다. 이번에는 기계들에게 잡혀간 미래의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은 아들이 나서는 이야기다. 말이 되고 안되고는 따질 필요가 없다. 어차피 허구를 바탕으로 출발한 SF 시리즈물이니까. 미래의 아버지가 미래의 어머니를 보호하기 위해 과거로 돌아온다는 1편의 설정은 충격적이면서 기발했다. 그런데 시리즈를 거듭할 수록 소재의 신선함은 사라지고 요란한 액션만 남았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 오토바이로 변하는 기계부터 집채보다 큰 대형 로봇, 사람을 쏙닮은 그럴 듯한 로봇까지 희한한 존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