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톨스토이 2

전쟁과 평화 (블루레이)

'자이언트'처럼 원작소설보다 더 잘만든 영화가 있는 반면, 원작소설 근처에도 미치지 못하는 영화도 있다. 킹 비더 감독의 '전쟁과 평화'(War And Peace, 1956년)는 후자에 속하는 영화다. 레프 톨스토이가 1864~1869년에 쓴 이 장편소설은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공때 휘말린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인생사를 다루고 있다. 등장인물만 600명이 넘는 대작인 만큼 내용이 워낙 방대해 쉽게 줄이기 힘든 작품인데 영화는 이를 약 3시간 20분 분량으로 압축했다. 그렇다보니 이야기 전개를 쫓아가기에 급급해 정작 톨스토이가 강조한 메시지를 모두 놓치고 말았다. 원작의 중요한 주제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다룬 삶에 대한 자세다. 귀족의 명예를 중시해 고귀하게 사는 삶을 중요하게 여긴 안드레이 공작이 전쟁을 겪..

안나 카레니나 (블루레이)

'전쟁과 평화' '부활'과 함께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3대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안나 카레니나'는 그동안 10여차례에 걸쳐 영화와 드라마 시리즈 등으로 제작됐다. 그만큼 나중에 나온 영화들은 내용이 익히 알려졌으니 볼거리로 승부 할 수 밖에 없다. 얼마나 문학적 상상력을 영상으로 구현했는 지, 문학작품 최고의 여주인공으로 꼽히는 안나 카레니나를 얼마나 그럴 듯 하게 소화했는 지가 승부를 가르게 된다. 그런 점에서 조 라이트 감독의 '안나 카레니나'(Anna Karenina, 2012년)는 절반의 성공이다. 조 라이트 감독이 워낙 미술과 의상 조명 구도 등 미장센에 공을 들이는 만큼 볼거리는 훌륭하다. 감독은 특이하게도 이 작품을 연극 무대처럼 꾸민 세트에서 대부분 촬영했다. 으례히 러시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