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톰 베린저 4

인셉션 (4K 블루레이)

개인적인 자의식의 세계를 여럿이 공감하도록 객관화 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Inception, 2010년)이 공감대를 얻는데 실패한 이유다. 사람들의 의뢰를 받아 무의식의 세계인 꿈 속에 들어가 생각을 훔친다는 설정은 기발하고 참신하지만, 이를 설득력있는 이야기로 풀어내는데는 실패했다. 설명하기 쉽지 않은 의식의 세계를 정교하게 그리지 못했기 때문. 그렇다보니 이해하기 힘들고 복잡하다는 지적과 다의적인 해석이 나오는 불친절한 영화가 돼버렸다. 프리즘에 부딪쳐 산산히 갈라지는 빛의 색깔을 하나로 표현할 수 없듯, 제각기 눈에 보이는 대로 갑론을박하는 관객의 이견을 탓할 수 없다. 그렇게 만든 놀란 감독에게 문제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메멘토' '프레스티지' '배트..

플래툰 (블루레이)

대학 시절에 개봉한 올리버 스톤 감독의 '플래툰'(Platoon, 1986년)은 전쟁 영화의 개념을 송두리째 뒤집어 엎은 걸작이다. 당시까지 월남전을 다룬 할리우드 영화는 '지옥의 묵시록'이나 '디어 헌터'처럼 자아 상실 아니면 대부분 미군의 활약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달랐다. 미군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 적을 찾아 집단 광기에 사로잡혀 헤메거나 공포에 떠는 모습으로 묘사했다. 그들은 병영에 틀어박혀 대마초 아니면 술로 공포를 잊고, 전장에서는 날아오는 총알을 피해 움츠리고 심지어 달아나기까지 한다. 더 큰 문제는 내부의 선과 악이 갈린다는 점. 미군들은 베트남 양민을 잔혹하게 학살하고 이를 말리는 일부 병사들과 대립한다. 같은 소대 병사면서도 대립하는 엘리어스(윌렘 데포)와 반즈(톰 베린저..

스모킹 에이스 2

영화를 보다보면 전작을 능가하는 속편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작품도 많다. PJ 페시 감독의 '스모킹 에이스2'(Smoking Aces2: Assassin's ball, 2010년)가 전작만 못한 속편의 대표작이다. 전작도 그다지 반응이 신통치 않았는데 그보다도 못하니 갑갑한 작품이다. 그래도 전작은 앤디 가르시아, 알리샤 키스, 밴 애플렉 등 스타 파워라도 있었지만, 이번 작품은 톰 베린저 빼고나면 이름 들어본 배우가 많지 않다. 구성은 전작과 비슷하다. 특정 인물을 죽이기 위해 여러 팀의 암살자들이 모여 치고박는 이야기다. 반전이라도 그럴 듯 해야 하는데, 엉성하기 짝이 없으니 여러모로 대책이 안서는 작품이다. 전작의 감독인 조 카나한이 제작과 각본을 맡았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1.78 대 1 애..

'플래툰'의 톰 베린저

'반지의 제왕' '헬보이' 등 영화 시리즈를 잘 만들기로 유명한 미국의 액션피겨사 사이드쇼 토이즈에서 나온 한정판 '플래툰' 시리즈 가운데 톰 베린저(Tom Berenger)다. 올리버 스톤(Oliver Stone) 감독의 영화 '플래툰'(Platoon)에서 번즈 중사라는 악역을 맡은 톰 베린저는 얼굴에 큼지막한 흉터 분장을 하고 개성 강한 연기를 선보였다. 오래전 구입한 톰 베린저 액션 피겨는 바로 번즈 중사의 특징을 아주 잘 살렸다. 얼굴의 큼직한 흉터부터 어깨에 꽂은 독특한 모양의 단도, 그리고 콜트 권총과 분대장들이 들었던 변형 개머리판의 M16 소총까지 실감 나게 재현했다. 군화에 박힌 나사못과 철모 옆에 비스듬히 꽂힌 말보로 담뱃갑, 목에 걸고 있는 군번줄 등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M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