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티모시 달튼 5

토이스토리3 (블루레이)

책장 한켠에 국민학교때 읽던 계림문고가 아직도 꽂혀있다. 소중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깃들어 있기에 그 가치는 책값을 뛰어 넘는다. 중학생 시절 가방에 넣어 갖고 다니던 삼중당문고, 아리랑사의 학생소설선집 등을 버리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렇기에 '토이스토리3'(Toy Story3, 2010년)에서 대학에 진학하는 앤디가 차마 장난감을 떼어놓지 못하는 심정을 알 것 같다. 리 언크리치 감독의 이 작품은 추억과의 이별을 다룬 애니메이션이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 수록 좋든 싫든 이별하는게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별이란 생각만큼 쉽지 않은 법, 특히 좋았던 추억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 작품은 장난감이라는 소재를 통해 추억과 이별하면서 나이를 먹어가는 법을 그렸다. 정작 장난감들이 벌이는 소..

투어리스트

이 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관계를 다루고 있다. A라는 존재가 B 또는 다수의 존재와 맺어진 관계 때문에 이야기가 생겨난다. 따라서 관계의 본질을 파악해야 이야기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그만큼 관계란 이야기의 시작이요 끝이다. 플로리언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라는 기억하기 힘들 정도로 긴 이름을 가진 감독이 만든 '투어리스트'는 기차간에서 우연히 만난 여성과 남성의 관계를 풀어가는 드라마다. 두 사람이 왜 만났을까, 어떻게 만났을까, 그리고 어떻게 될까를 고민하는 것이 이 영화의 핵심이다. 마치 우연처럼 만난 두 사람이 겪는 모험담은 관계의 본질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다보니 시종일관 궁금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감독은 추리극의 기술을 빌려 관계의 본질을 살짝 감춰놓아 사람들을 궁금하게 만드는 꼼수를 ..

영화 2010.12.11

뜨거운 녀석들

예전부터 가장 코드가 맞지 않는 부류가 '총알탄 사나이' 스타일의 영화들이었다. 패러디라는 이름 아래 다른 영화를 황당무계하게 비틀어 억지웃음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패러디도 아이디어일 수 있지만, 순수 창작이라고 보기에는 여러모로 치사스러운 짓이다. 에드거 라이트(Edgar Wright) 감독의 '뜨거운 녀석들'(Hot Fuzz, 2007년)도 치사한 패러디로 웃기는 코미디 영화다. 능력이 너무 뛰어나 시골로 좌천된 형사 니콜라스(사이먼 페그 Simon Pegg)가 뜻하지 않게 시골마을에 도사린 음모를 알아내고 엄청난 총격전 끝에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이다. 설정만큼 내용도 황당하기 그지없다. 아무리 패러디라도 논리의 전개가 필요한데, 우연히 음모를 발견하고 우연히 확보한 무기로 사건을 해결하는..

007 살인면허

존 글렌(John Glen)이 감독한 007 시리즈 16번째 작품 '살인면허'(Licence to Kill, 1989년)는 티모시 달튼(Timothy Dalton)의 마지막 007 작품이 됐다. 워낙 샤프한 매력이 없다 보니 그는 두 편만에 007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번 작품은 전작들과 달리 007의 개인적 복수에 초점을 맞췄다. 잔인한 마약 밀매 조직 우두머리에게 살해당한 동료의 복수를 위해 007은 살인면허인 007을 취소당하면서까지 모험에 뛰어든다. 줄거리는 평범하지만 직접 몸으로 해내는 스턴트 액션만큼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헬기나 소형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고 육중한 트럭을 이용해 펼치는 추격전은 다른 작품에서 보기 힘든 007 시리즈만의 정통 액션이다. 주제가는 글래디스 나이트가 불렀으나 별..

007 리빙 데이라이트

존 글렌(John Glen)이 감독을 맡은 007 시리즈 15번째 작품 '리빙 데이라이트'(The Living Daylights, 1987년)는 역대 007 가운데 제임스 본드로 가장 안 어울리는 티모시 달튼(Timothy Dalton)이 등장한다. 내용은 구 소련의 장군이 국제적 무기 밀매상과 손잡고 꾸미는 음모를 007이 막는 내용이다. 산만한 구성도 문제였지만 샤프한 느낌이 부족한 티모시 달튼이 007을 맡은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주제가는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아하가 불렀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평범하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 007 DVD 박스세트 중 이 작품부터 서라운드 음향이 들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