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파트리크 쥐스킨트 2

향수 (블루레이)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는 독특한 줄거리만으로도 상당히 매력적인 작품이다. 향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을 갖고 태어난 주인공이 지상 최고의 향을 만들기 위해 연쇄 살인을 저지르는 내용은 충격적이면서도 신비롭다. 톰 티크베어 감독의 동명 영화(Perfume: The Story Of A Murderer, 2006년)는 이를 충실하게 영상으로 재현했다. 영화 제작은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제작자 번드 아이킨거는 1985년 작품이 출간되자마자 영화화를 위해 쥐스킨트를 찾아가 판권 계약을 시도했으나, 도통 영화화에 관심이 없던 쥐스킨트의 거절로 무산됐다. 이후에도 다른 제작자를 통해 여러 번 영화 제의가 있었으나 그때마다 쥐스킨트는 번번히 거절했다. 그러기를 15년, 아이킨거의 집요한 설득 끝에 쥐스킨트는 ..

향수

톰 튀크베어 감독의 '향수'(Perfume: The Story of A Murderer, 2006년)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유명한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겼다. 원작의 내용을 충실히 영화화한 이 작품의 묘미는 원작에서 느낄 수 없는 섬세한 영상이다. 톰 튀크베어 감독은 18세기 프랑스의 모습을 유화처럼 은은하며 깊이있는 영상으로 묘사했다. 특히 바다처럼 펼쳐지는 보라색 라벤더 들판이나 청회색 톤이 지배하는 빈민가 거리 등 극과 극을 치닫는 배경을 집요하며 느린 카메라 워크로 아름답게 보여준다. 제목과 달리 섬뜩한 이야기를 재현한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다. 특히 지상 최고의 향수를 만들기 위해 25명의 여인들을 죽인 희대의 살인마 장 그루누이를 연기한 벤 위쇼는 이 역할을 위해 태어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