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포레스트 휘트테이커 7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블루레이)

이제 '스타워즈'도 DC나 마블코믹스의 각종 시리즈처럼 다양한 파생작들을 내놓는 프랜차이즈형 작품이됐다. 루크 스카이워커와 레아 공주, 한솔로를 주인공으로 기존 스타워스 시리즈가 1세대였다면 '클론전쟁'이나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Rogue One: A Star Wars Story, 2016년)는 본류에서 가지치기를 한 2세대 작품이다. 엄밀히 말하면 이 작품은 외전에 속한다. 기본 주인공인 루크 스카이워커나 한솔로가 등장하지 않으며 레아 공주는 아주 잠깐 나온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반란군을 돕는 진이라는 여성과 반란군 정보장교로 등장하는 카시안이다. 이들이 스타워즈 시리즈의 시작이었던 에피소드4에 등장하는 제국군의 비밀병기 죽음의 별 설계도를 훔치는 이야기다. 외전들이 그러하듯 색다른 주인공은..

괴물들이 사는 나라 (블루레이)

미국의 그림책 작가 모리스 센닥이 아이들을 위해 펴낸 그림책 '괴물들이 사는 나라'는 처음 출간됐을 때 냉대를 받았다. 말썽꾸러기 주인공이 부모의 말을 거역해 반항하며 이상한 괴물들과 어울리는 어둡고 칙칙한 내용이 동화답지 않다고 봤기 때문. 그래서 미국 도서관들은 이 책을 갖다 놓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의 진가는 오히려 아이들이 먼저 알아보고, 아이들 사이에 가장 인기있는 책이 됐다. 아이들이 이 책을 좋아한 비결은 센닥의 접근법에 있다. 그는 "아이들의 갈등과 고민을 제대로 다루지 않은 책은 의미가 없다"고 보고 어렸을 때 기억을 더듬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아이들의 고민을 다뤘다. 즉, 아이들의 심경을 누구보다 가장 잘 헤아린 책을 낸 것이다. 이 작품이 기존 판타지나 동화와 다른 생경함을 주는 ..

라스트 킹

우간다의 대통령이었던 이디 아민의 별명은 '아프리카의 검은 히틀러'였다. 그는 쿠데타로 집권한 뒤 잔학 행위를 일삼아 서방 세계에 악명을 떨쳤다. 애인의 살을 저며내 먹고, 죽인 사람들의 목을 냉장고에 넣어놓고 가끔씩 열어봤으며 독사를 회를 쳐서 먹고 잔혹한 고문으로 사람을 죽인 뒤 악어밥으로 주거나 거름으로 썼다. 실제로 그랬는 지 모르지만, 80년 제작된 사라드 파텔 감독의 '이디 아민'이라는 영화는 그의 기괴하고 공포스런 행각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의 집권 기간 30만명이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그는 무하마드 알리에게 도전장을 내고, 흑인 및 백인 여성과 동시에 잠자리에 드는 등 기행으로도 유명했다. 결국 그는 탄자니아와 전쟁을 벌였다가 패전해 리비아로 도망쳤으며 나중에 사우디 아라..

스트리트 킹 (SE)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의 액션 스릴러 '스트리트 킹'(Street Kings, 2008년)은 커티스 핸슨 감독의 'LA 컨피덴셜'과 쌍둥이처럼 닮은 작품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두 작품은 원작자가 같다. LA 컨피덴셜을 비롯해 미국 LA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범죄 소설을 즐겨 쓴 작가 제임스 엘로이가 이 작품의 기본 줄거리를 만들었다. 부패한 경찰과 이들이 벌이는 음모라는 기본 설정도 같다. 당연히 식상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예측 불허와 반전의 묘미가 생명인 스릴러로서는 커다란 흠이다. LA 컨피덴셜과 차이가 있다면 강도높은 폭력 장면이다. 총격전과 살해 장면 등이 적나라하게 묘사돼서 잔혹하게 느껴진다. 또다른 흠은 한국인들에 대한 부정적 묘사다. 초반 키에누 리브스가 해결하는 ..

내가 숨쉬는 공기

이지호 감독의 '내가 숨쉬는 공기'(The Air I Breaht, 2007년)는 재능있는 신인 감독의 등장을 확인할 수 있는 훌륭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구성이 독특하다. 행복, 기쁨, 슬픔, 사랑이라는 4가지 주제 아래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간다.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얽혀있다보니 타인의 슬픔이 나의 행복이 되고 나의 행복은 타인의 슬픔이 된다. 그런 점에서 보면 구성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펄프 픽션'을 연상케 한다.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주제 아래 옴니버스식으로 토막내 쫓아가는 구성은 다른 작품에서도 여러번 쓰인 방법이지만, 4편의 이야기 속에 허를 찌르는 기발함이 묻어 있어 여느 작품들과 차별화된다. 더군다나 4편의 이야기는 맞물려 돌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