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프라하 17

반 헬싱(블루레이)

스티븐 소머즈(Stephen Sommers) 감독의 '반 헬싱'(Van Helsing, 2004년)은 괴물들의 버라이어티 쇼 같은 영화다. 드라큘라부터 프랑켄슈타인, 늑대인간, 지킬 앤 하이드의 하이드까지 각종 괴물이 총출동한다. 내용은 바티칸에서 파견한 비밀 요원 반 헬싱(휴 잭맨 Hugh Jackman)이 400년 만의 악의 제국을 만들기 위해 부활을 꿈꾸는 드라큘라 백작을 막는 이야기다. 반 헬싱은 트란실베니아의 공주 안나(케이트 베킨세일 Kate Beckinsale)와 손잡고 늑대인간과 프랑켄슈타인의 힘을 이용해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드라큘라(리처드 록스버그 Richard Roxburgh)를 추격한다. 주인공 반 헬싱은 드라큘라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드라큘라에서 흡혈귀..

언더월드 블러드 워(4K)

안나 포에스터(Anna Foerster) 감독의 '언더월드 블러드 워'(Underworld: Blood Wars, 2016년)는 언더월드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좀비와의 대결을 집요하게 우려먹은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처럼 이 작품은 흡혈귀와 늑대인간의 대결을 사골 국물처럼 계속 우려낸 시리즈물이다. 관건은 매번 똑같은 소재인 흡혈귀와 늑대인간의 패싸움을 다르게 보이도록 만드는 일이다. 하지만 뻔한 소재인 만큼 한계가 있어서 매 작품마다 변화를 준다고 주지만 거기서 거기고 크게 다르지 않다. 등장하는 인물과 배경만 조금씩 바뀔 뿐이다. 이 작품은 수백 년간 숨어 지내온 북구의 흡혈귀족들을 새롭게 등장시켜 전작들과 차별화를 꾀하며 고성에서 일대 전쟁을 치른다. 여기에 흡혈귀 내부에 권력을 둘러싼 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4K 블루레이)

존 왓츠 감독의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Spider-Man: Far From Home, 2019년)은 제목 그대로 집 나간 스파이더맨 얘기다. 스파이더맨의 터전인 미국 뉴욕(New York)을 벗어나 유럽을 활동 무대로 삼았다. 예전 시리즈보다 더 어린 나이가 된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톰 홀랜드 Tom Holland)는 16세 고교생이 돼서 유럽으로 수학여행을 떠난다. 덕분에 이탈리아 베니스(Venezia), 체코 프라하(Prague), 영국 런던(London) 등 유럽의 다양한 풍경들을 볼 수 있다. 유럽에서 스파이더맨이 만난 악당은 물, 불, 바람 등 원소의 형태를 띤 기이한 괴물들이다. 스파이더맨은 원인과 이유도 모른 채 갑자기 나타나 도시를 때려 부수는 악당에 맞서 힘든 싸움을 벌인다. 기존에..

007 카지노로얄(4K 블루레이)

제임스 본드가 달라졌다. 21번째 007 시리즈인 '카지노 로얄'(Casino Royal, 2006년)에 한 마리 들짐승같은 제임스 본드가 등장한다. 말쑥한 옷차림으로 여자들을 유혹하는 바람둥이 기질, 어떤 싸움에서도 다치는 일 없이 적들을 모두 제압하는 슈퍼맨같은 007은 사라졌다. 또 기존 시리즈의 전매특허였던 황당무계한 비밀무기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 바람에 비밀무기를 만들어주던 Q도 사라졌다. 아울러 007의 트레이드마크인 마티니도 마시지 않는다. 플레이보이 겸 슈퍼맨 같은 첩보원과 비밀무기가 빠진 007 시리즈는 온전한 액션물로만 존재한다. 여기 맞춰 다니엘 크레이그가 연기한 007은 더 할 수 없이 거칠고 비정하며 폭력적이다. 티모시 달튼을 제외하고 숀 코네리, 로저 무어, 피어스 브로스넌, ..

블룸형제 사기단(블루레이)

많은 사람들이 사기극 영화를 보면서 기대하는 것은 '유주얼 서스펙트' 같은 반전이다. 그러려면 시나리오도 탄탄해야 하고 감독의 연출이 짜임새 있어야 하며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본격 사기극을 표방한 라이언 존슨 감독의 '블룸형제 사기단'(The Brothers Bloom, 2008년)은 여러모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우선 전 세계 상위 1% 안에 드는 백만장자만 노린다는 블룸형제의 사기극이 그다지 치밀하지 못하다. 할리우드 액션 같은 눈속임과 특수효과 만으로 엄청난 부를 누리는 백만장자를 속인다는 설정 자체가 너무 어수룩하다. 아마 영화 속 등장하는 순진무구한 석유재벌 상속녀인 페넬로페(레이첼 와이즈) 정도나 속을까, 닳고 닳은 상술로 무장한 백만장자들이 자신의 부를 그렇게 어설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