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피터 버그 4

론 서바이버(블루레이)

피터 버그 감독의 '론 서바이버'(Lone Survivor, 2013년)는 액션영화라기 보다 '127시간' 같은 재난 영화에 가깝다. 혼자 협곡에 갇혀 사투를 벌인 '127시간'의 청년처럼 이 영화의 주인공은 적지에 홀로 고립돼 쫓기는 짐승처럼 생존을 위해 몸부림친다. 그 과정이 참으로 처절하다. 높은 바위투성이 절벽에서 주인공이 살기 위해 맨 몸으로 내리 뛰고 구르는 과정이 어찌나 실감나게 묘사했는 지, 고통이 느껴지는 것처럼 절로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미군의 실패한 작전을 그렸다. 2005년 6월, 미 해병대원들을 죽인 탈레반 부사령관을 잡기 위해 미국은 '레드 윙'이란 작전명 아래 정예 특수부대인 네이비실 대원들을 아프가니스탄 북부에 침투시킨다. 하지만 여러가지 사정..

핸콕

세상에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듯이, 영웅이라고 그러지 말란 법이 없다. 꼭 별난 유니폼에 정의감으로 뭉친 도덕적인 남자 또는 여자들이 슈퍼 영웅의 전부는 아니다. 피터 버그 감독의 '핸콕'(Hancock, 2008년)이 바로 그 별난 영웅이다. 대낮부터 낮술에 쩔어있고, 마음에 안들면 무조건 날아올라 들이받거나 걷어차고 때려부수기 일수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영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핸콕은 개의치 않는다. 세상을 살아가야하니 어쩔 수 없지 않냐는 투다. 마치 핸콕을 보면 일상사에 찌든 샐러리맨을 보는 것 같다. 업무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술 한 잔으로 풀 듯, 핸콕은 범죄를 해결하며 받은 스트레스를 낮술과 거리낌없는 욕설로 해결한다. 그런 점에서 별나기는 해도 속이 후련하다. 스트레스를 저렇게..

영화 2008.07.06

킹덤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래전부터 이스라엘과 함께 미국의 우방국으로 알려져있다. 그만큼 아랍에미리트 연합과 함께 중동에서는 비교적 덜 위험한 국가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사마 빈 라덴은 물론이고 알 카에다 지도자들의 상당수가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이다. 정치적으로 미국의 우방이지만 종교적으로는 보수 회교국이어서 우리 정부도 해외 여행경보 2단계인 여행자제국으로 분류해 놓았다. 피터 버그 감독의 '킹덤'(The Kingdom, 2007년)은 할리우드 영화로는 드물게 사우디아라비아의 위험한 모습을 그렸다. 폭탄 테러로 사망한 미 연방수사국 요원의 살인범을 잡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로 급파된 FBI 수사요원들의 활약을 그린 내용이다. 수사는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테러단체와 격렬한 싸움을 벌이..

프라이데이 나잇 라이트

대통령까지 업무를 전폐하고 볼 만큼 미국인들이 열광하는 스포츠가 있다. 바로 프로 미식축구 결승전인 슈퍼볼이다. 그만큼 미식축구(NFL)는 야구(MLB), 농구(NBA), 아이스하키(NHL)를 누르고 미국인들 사이에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은 슈퍼볼이 전 세계로 중계돼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그래서 삼성전자가 NFL 공식후원사로 나서기까지 했다. 대학 시절 '몬타나 풋볼'이라는 PC게임 때문에 룰을 배운 뒤 열광하게 된 미식축구의 최대 매력은 바로 격렬함이다. '인류 최후의 스포츠'로 꼽히는 이 운동은 차고 달리고 던지고 받고 부딪치는 등 온몸을 모두 사용하는 격렬한 경기다. 그만큼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몸이 후끈 달아오른다. 피터 버그(Peter Berg) 감독의 '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