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피터 위어 2

트루먼쇼(블루레이)

가을 날씨처럼 항상 푸르고 맑은 하늘 아래 하얀 집들이 그림엽서처럼 늘어선 마을. 더 할 수 없이 평화로운 풍경 속에 사람들은 언제나 즐겁고 유쾌하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피터 위어(Peter Weir) 감독이 만든 수작 '트루먼쇼'(The Truman Show, 1998년)는 무서운 영화다. 트루먼(짐 캐리 Jim Carrey)이라는 한 사람의 일생을 탄생부터 죽음까지 당사자가 모르는 거대한 도시 크기의 세트 속에 가둬놓고 생방송으로 중계하는 내용이다. 어찌보면 진정한 리얼 버라이어티 쇼이지만 실상은 한사람의 일생을 통째로 매스미디어의 실험대상이자 오락거리로 삼는 가공할 이야기다. 한 사람의 프로듀서(에드 해리스 Ed Harris)에 의해 타인의 인생이 속속들이 카메라 앞에 까발려..

마스터 앤드 커맨더 : 위대한 정복자 (블루레이)

피터 위어 감독의 '마스터 앤드 커맨더: 위대한 정복자(Master and commander: The Far Side of The World, 2003년)는 나폴레옹이 유럽을 지배하던 시절, 거대한 범선들의 장쾌한 해전을 다룬 영화다. 언뜻보면 해적 시리즈를 다룬 해양물처럼 요란한 액션이 주를 이룰 것 같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다. 19세기 당시 해군들의 범선 생활을 충실하게 묘사하다보니 막판 해전 장면을 제외하고는 영화가 다소 늘어지는 편이다. 선원들과 장교들의 갈등, 이들을 통솔하기 위한 함장 잭 오브리(러셀 크로우)의 분투, 사관후보생들의 고민 등을 꼼꼼하게 영상에 담았기 때문. 그만큼 19세기 영국 해군에 대한 배경 지식과 그들의 생활상에 관심이 없다면, 2시간 18분의 상영시간이 꽤나 길게 느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