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하하 2

누가 그녀와 잤을까

김유성 감독의 '누가 그녀와 잤을까'(2006년)는 제목만큼이나 노골적이고 민망한 코미디 영화다. 남자 고등학교에서 섹시한 여교생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은밀한 상상과 질투를 아예 대놓고 질퍽하게 묘사했다. 그러나 웃음에만 집착하다보니 본격적인 성인물도 아니고 청소년 성장드라마도 아닌 정체성이 애매모호한 작품이 돼버렸다. 웃음도 과장과 억지로 일관해 개연성이 떨어진다. 특히 고교생을 연기한 박준규나 학생주임을 연기한 이혁재의 오버 액션 등은 너무 억지스럽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화질이 괜찮다. 원경과 중경의 샤프니스는 떨어지지만 색상은 뚜렷하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딱히 서라운드 효과를 느낄만한 부분이 거의 없다. 최근 할인판으로 풀린 1..

투사부일체

차라리 이런 식의 속편이라면 만들지 않는게 낫다. 김동원 감독의 데뷔작인 '투사부일체'(2006년)는 전편에서 대사와 인물만 갈아끼운 억지 코미디다. 대사를 비롯해 상황, 설정이 전편과 너무나 흡사하다. 학생으로 돌아가 학교 불량배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대두목, 학교 여선생과 정웅인의 로맨스, 생활고 때문에 엇나가는 여고생, 학교 재단의 전횡이 빚어지는 사립고, 룸살롱 씬 등 대부분이 전편의 판박이다. 전편은 터지는 폭소와 더불어 추락한 교권과 사립고의 문제점을 지적한 메시지가 확실했는데 이번 작품은 온통 억지웃음 뿐이다. 우선 교생이 된 계두식의 반에 보스가 학생으로 배속된 점부터 시작해 고교생들 때문에 싸우던 깡패들이 인사하고 물러가는 설정까지 자연스런 것이 거의 없다. 그저 얄팍한 인터넷 유머와 슬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