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할리 베리 8

킹스맨 골든 서클(블루레이)

매튜 본 감독의 '킹스맨 골든 서클'(Kingsman: The Golden Circle, 2017년)은 전편을 능가하는 속편이 나오기 힘들다는 영화계 속설에 부합하는 영화다. 매튜 본 감독의 특징은 만화적 상상력을 재기발랄한 영상으로 구현하는데 있다. 전편에서는 이를 재치있는 이야기와 조화를 이루는 스타일리시한 영상으로 만들어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도를 넘어선 느낌이다. 내용은 킹스맨 아지트를 공격한 악당을 찾아 미국으로 건너가 벌어지는 모험을 다뤘다. 킹스맨을 없애려고 시도한 악당은 온 세상에 마약을 퍼뜨리기 위해 마약 합법화를 주장하는 여성이다. 그에 맞서 킹스맨은 변함없이 기발한 무기로 무장한채 악당의 본거지를 공격한다. 악당의 활동 무대가 미국이다보니 자연스럽게 킹스맨의 배경 또..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블루레이)

드디어 엑스맨도 로봇과 전쟁을 시작했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연출한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X-Men: Days of Future Past, 2014년)는 초능력을 지닌 돌연변이들을 없애기 위해 개발된 강력한 로봇 병기 센티넬과 맞서 싸우는 엑스맨들의 활약을 다뤘다. 여기에 '터미네이터'처럼 시간 여행 개념이 적용돼 엑스맨들은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며 최대 위협적인 존재들과 대결을 펼친다. 마치 '터미네이터'와 '매트릭스'를 섞어 놓은 듯한 분위기다. 공교롭게 엑스맨들을 위협하는 존재도 '매트릭스'에 등장하는 무시무시한 센티넬과 닮았다. 과거와 미래의 캐릭터들이 공존하는 만큼 배우들 또한 예전 엑스맨 시리즈와 액스맨 퓨처 패스트 시리즈의 배우들이 모두 등장해 기대를 모았다. 그만큼 같은 캐..

엑스맨3-최후의 전쟁(블루레이)

브렛 래트너 감독이 만든 엑스맨 시리즈 3편 '엑스맨 최후의 전쟁'(X-Men: The Last Stand, 2006년)은 전작들에 미치지 못하는 평범한 오락물이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만든 1, 2편처럼 사회의 편견과 차별을 꼬집은 정치적이고 철학적인 메시지가 실종되고 참신함도 떨어진다. 3편에서는 돌연변이 치료약인 큐어를 개발한 인간들이 돌연변이들을 인간으로 바꾸려는 시도를 한다. 돌연변이 내부에서도 큐어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인간들을 말살하려는 마그네토 일당과 이를 막으려는 엑스맨들이 최후의 일전을 벌이는 내용이다. 결국 영화는 어느 한 쪽의 강제적인 종속이나 획일화보다 다양성의 조화를 강조하며 할리우드 오락물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막을 내린다. 금문교를 통째로 뜯어서 옮기는 등 스케일..

엑스맨2 (블루레이)

갈등은 증폭되고 반목하는 집단간에 적대감이 더욱 고조진다. 당연히 증가한 분노만큼 싸움도 커져 요란한 파괴전이 벌어진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엑스맨2'(X2, 2003년)는 전편보다 스케일이 한층 커졌고 메시지가 명확해졌다. 늘어난 돌연변이에 불안감을 느낀 장군이 돌연변이들의 씨를 말리기 위해 전쟁을 선포하며 엑스맨과 적대 세력간에 대대적인 싸움이 시작된다. 사회에 대한 불만을 잘못된 편견에 실어 엉뚱한 대상에게 쏟아붓는 여성혐오처럼 이 작품 속 돌연변이들은 분풀이의 대상이 됐다. 이들을 통해 싱어 감독은 다른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편협한 사회의 굴절된 시선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하고 있다. 전편처럼 울버린을 중심으로 눈에서 광선을 내뿜는 사이클롭스, 폭풍을 부르는 스톰, 뛰어난 ..

엑스맨 (블루레이)

스탠 리가 이야기를 만들고 잭 커비가 그림을 그린 만화 시리즈 '엑스맨'은 나와 다른 존재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다. 작품 속 돌연변이라는 가상의 존재들은 다른 피부, 인종, 국적을 지난 사람들을 대신한다. 비단 이런 조건 뿐 아니라 성소수자, 장애인, 소외계층 등 사회적 약자일 수도 있다. 과연 이들이 우리 사회 속에서 얼마나 동등한 대접을 받으며 살아가는 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물론 이런 작품이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흑인 민권운동과 히피즘이 한창이던 1960년대 미국의 사회적 분위기와 다인종 다민족 국가의 연합이라는 미국의 특수성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과연 원작 만화가 던진 질문과 날카로운 비판적 시선이 1960년대 과거의 유물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여전히 21세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