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헨리 맨시니 4

빅터 빅토리아

블레이크 에드워즈 감독이 만든 '빅터 빅토리아'(Victor Victoria, 1982년)는 참으로 독특한 작품이다. 에드워즈 감독 영화 중에 이런 작품이 있었나 싶을 만큼 잘 알려진 작품은 아니지만 액션이 섞인 코미디를 잘 만든 그의 영화 중에 드물게 뮤지컬 장르다. 여기에 동성애를 소재로 다뤘으며 그 중심에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맑고 고운 목소리를 지닌 가정교사로 나온 줄리 앤드류스가 게이를 가장한 남장 여성으로 등장한다. 음악은 '티파니에서 아침을' '핑크 팬더' 등 히트곡들을 줄줄이 만든 헨리 맨시니가 맡았다. 헨리 맨시니는 영화음악을 많이 만들었지만 뮤지컬 스코어를 쓰지는 않았는데, 이 작품이 예외다. 그는 이 작품으로 1982년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았다. 내용은 밥 먹을 돈조차 없을 정도로..

해바라기 (블루레이)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의 '해바라기'(I Girasoli, 1970년)는 주인공인 소피아 로렌의 인생을 닮았다. 1934년생으로 올해 만 80세인 소피아 로렌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났다. 소피아 로렌의 삶을 닮은 영화 본명이 소피아 빌라니 시코로네였던 그는 사생아였다. 아버지 얼굴조차 보지 못하고 태어난 그는 찢어지게 가난해 나폴리 북쪽 포스오리 항구 근처의 외할아버지 집에 어머니와 함께 얹혀 살았다. 외가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여서 그는 어려서 부터 일을 했고 제 2차 세계대전 기간에는 거리에서 빵을 구걸했다. 그 와중에 나폴리 음악학교를 다녔고 무대 경험도 있던 어머니 로밀라가 틈틈히 소피아 로렌에게 피아노를 가르쳤다. 모녀를 버리다시피 한 아버지는 로마에 사는 유부남으로, 건축기사였다. 특히 아버지는..

샤레이드

스탠리 도넌 감독의 '샤레이드'(Charade, 1963)는 유쾌한 영화다. 어느날 남편의 죽음과 함께 사라진 거액의 돈을 찾기 위해 미망인을 중심으로 네 남자가 벌이는 모험담을 다루고 있다. 일종의 흥미진진한 보물찾기를 빛나게 해 준 것은 지금은 가고 없는 스타들의 명연이다. '로마의 휴일'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우아한 연기를 보여 준 오드리 헵번이 아무 것도 모르는 미망인을 맡았고,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나는 결백하다' 등 히치콕 영화에 나온 미남 스타 캐리 그랜트가 수수께끼의 사나이로 등장한다. 여기에 '대탈주' '황야의 7인'에서 개성있는 연기를 보여준 제임스 코번,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 나온 네드 글래스, '총알 탄 사나이' '에어포트' 시리즈 등에 나온 조지 케네디가 두 사람을..

티파니에서 아침을(블루레이)

배우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은 영화에서 보여준 패션 덕분에 '오드리 스타일'로 유명하다. 짧게 자른 단발머리와 허리를 질끈 조인 긴 스커트를 선보인 '로마의 휴일'과 함께 그만의 또 다른 패션 스타일을 창조한 것이 바로 블레이크 에드워즈(Blake Edwards) 감독의 '티파니에서 아침을'(Breakfast on Tiffany's, 1961년)이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50년 전 작품인데도 그가 입고 나온 패션은 꽤 세련되고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키는 크지 않지만 촬영 당시 40kg도 채 안 되는 깡마른 몸매에 작은 가슴, 인형같이 커다란 눈 등 모델 같은 외모가 이 작품으로 유명해진 지방시(Givenchy)의 패션을 잘 소화해냈다. 그만큼 이 작품은 헵번을 위한 영화다. 그는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