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형사 3

나쁜 녀석들 (4K 블루레이)

'나쁜 녀석들'(Bad Boys, 1995년)은 '트랜스포머' 시리즈와 '진주만' '더 록' 등 흥행작을 만든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계 데뷔작이다. 지금은 유명 오락영화 감독이 됐지만 당시만 해도 마이클 베이는 광고계에서나 알아주는 CF 감독이었다. 그는 이 작품의 성공으로 여러 대작 영화를 만들며 줄줄이 히트를 기록하게 된다.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잘 꿴 셈이다. 내용은 마약 단속에 나선 형사들이 겪는 모험담이다. 그만큼 지나칠 정도로 총을 쏴대며 때려 부수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형사물이다. 하지만 영화는 흥행 성과에 비해 잘 만든 작품은 아니다. 호흡이 짧은 광고를 만들다가 장편을 만들려니 부담스러웠는 지 모르겠으나 전체적인 구성이 얼개가 느슨해 매끄럽지 못하고 산만하다. 특히 첫 작품이라 그런지 독..

더티 해리(블루레이)

'황야의 무법자'와 함께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 Eastwood)라는 배우의 캐릭터를 만든 영화가 '더티 해리'(Dirty Harry, 1971년)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형사 해리 칼라한은 전형적인 하드보일드 캐릭터다. 법을 집행하는 경찰관이지만 악당을 응징하기 위해 서슴치 않고 총을 꺼내 든다. 때로는 그 방법이 과격하고 지나쳐 경찰 내부에서 징계를 받기도 하지만 정작 피해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시원한 해결사다. 그런 점에서 보면 더티 해리는 공권력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공권력의 무능과 한계를 조롱하고 뛰어넘는 역설적인 캐릭터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제작 당시 시대상도 어느 정도 반영돼 있지 않나 싶다. 당시 베트남전에 휘말린 미국은 명분없는 전쟁으로 무수한 젊은이들이 낯선 땅에서 억울하게 죽..

형사 Duelist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 신중현의 노래 '미인'의 한 구절이다. 이명세 감독의 '형사 Duelist'(2005년)는 '미인'같은 영화다. 처음 볼 때는 도대체 무슨 얘기인 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들지만 두 번, 세 번 되풀이해 보며 곱씹을수록 보이지 않던 그림과 이명세 특유의 멋이 우러난다. 대신 이명세 스타일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영화평론가 강한섭은 "이명세에 대한 정보와 애정이 없다면 화가 날 영화"라고 평했다. 이유는 줄거리보다 영상에 치중했기 때문이다. 만화가 방학기의 '다모'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좌포청 포교 남순이 위조화폐범을 좇는 이야기지만 실상 액션과 사건풀이보다 남순(하지원)과 악당 슬픈 눈(강동원)의 엇갈리는 사랑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언뜻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