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홀로코스트 3

디파이언스(블루레이)

제2차 세계대전과 관련해 유대인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이 홀로코스트, 즉 대학살이다. 나치에 의해 아우슈비츠, 트레블링카 등 동유럽에 산재해있던 수용소에 끌려가 가스실에서 비참하게 집단 학살당한 일들이 워낙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만큼 유대인하면 박해와 죽음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다 보니 그들이 제2차 대전 때 저항군을 조직해 게릴라 활동을 했다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비엘스키 빨치산이다. 1941년 나치 독일이 소련을 침공하면서 지금의 벨라루스 공화국 일대도 점령을 담했다. 나치는 신속하게 해당 지역의 유대인을 골라내 1942년 초까지 수 만여 명을 학살했다. 이때 부모를 잃은 투비아 비엘스키를 비롯한 4형제는 어린 시절을 보낸 벨로베즈스카야 숲으로 달아났다. 그곳에서..

우먼 인 골드(블루레이)

사이먼 커티스 감독의 '우먼 인 골드'(Woman in Gold, 2015년)는 마리아 알트만의 실화를 토대로 만든 영화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이름인 마리아 알트만은 '키스'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 등의 그림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와 관련 있다. 구스타프 클림트는 찬란한 황금빛 색채로 여인을 그려 각종 상품들에 그림이 쓰이는 인기 있는 화가다. 그의 그림 중 '키스'와 더불어 널리 알려진 작품이 바로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 즉 '우먼 인 골드'다. 기름한 얼굴의 여인이 목에 빛나는 목걸이를 한 채 황금빛 옷을 입고 있는 이 그림은 아주 오래도록 '우먼 인 골드'라는 작품명으로 알려져 왔다. 이유는 오랜 세월 이 작품을 강탈한 나치 독일이 주인을 감추고 싶었기 때..

인생은 아름다워 (블루레이)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의 '인생은 아름다워'(La Vita E Bella, 1997년)는 말이 필요없는 감동적인 걸작이다. 베니니가 각본을 쓰고 감독에 주연까지 한 이 작품은 코미디 속에 홀로코스트라는 인류의 비극을 절묘하게 녹여냈다. 그러나 결코 그 과정이 과장되거나 경망스럽지 않다. 오히려 아픔을 내색하지 않기 위해 짓는 웃음처럼 희극 뒤에 배어나는 페이소스가 가슴을 아리게 한다. 이야기는 제 2차 세계대전 때 나치의 유대인 수용소로 끌려간 가장이 아들을 살리기 위해 벌이는 눈물겨운 노력을 담았다. 아버지는 철부지 아들에게 수용소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상품을 타기 위한 놀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소리지르는 독일군은 점수 따는 것을 방해하는 훼방꾼이며, 그들에게 들켜서 상품도 못탄 채 집에 가지 않으려면 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