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홍콩영화 3

소살리토

예전에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출장을 갈 때마다 자주 들렸던 곳이 바닷가 마을 소살리토다. 금문교에서 다리만 건너면 나오는 가까운 곳이어서 즐겨 찾았는데 아기자기한 상점들과 다양한 집들이 들어선 부촌이다. 소살리토는 높다란 건물과 도회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샌프란시스코와 달리 유럽 마을 같다. 고풍스러운 중세도시 같다는 뜻이 아니라 높은 빌딩이 빼곡히 들어서거나 구획 정리가 잘 된 미국 도시 느낌이 덜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바닷가에는 요트들이 즐비하게 정박해 있고 언덕을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도로들을 따라 갖가지 상점과 여러 모양의 집들이 들어서 있다. 예전에는 이 곳에 헤밍웨이를 비롯해 예술가들이 많이 모여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미술품이나 공예품 등을 파는 상점들이 여럿 보였다. 샌프란시스코와..

정무문 (4K 블루레이)

이소룡의 두 번째 영화인 '정무문'(Fist of Fury, 1972년)은 이소룡뿐만 아니라 홍콩 영화사의 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 이소룡 특유의 날카로운 고음이 인상적인 기합 소리와 쌍절곤이 영화에 처음 등장했고, 이 작품의 흥행을 계기로 이소룡은 감독 주연 각본까지 모두 맡아 흥행 수익을 나누는 파트너로 부상했다. 이 같은 이소룡의 변화는 홍콩 영화사에 일대 변화를 일으켰다. 당시 홍콩 배우들은 돈을 받고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수동적인 역할이었으나 이소룡이 제작에 관여하면서 정당한 대가를 받는 파트너가 된 것. 이 같은 바람은 다른 배우들의 몸값을 올렸으며 촬영감독 조명 등 제작진의 처우까지 달라지면서 홍콩 영화계를 뒤흔들었다. 한 사람의 의식 있는 스타가 영화 산업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

서유기 월광보합 (블루레이)

유진위 감독의 '서유기 월광보합'(1994년)은 주성치가 손오공으로 나오는 서유기 시리즈 두 편 가운데 첫 번째에 해당한다. 두 편의 이야기가 하나로 이어지는 만큼 서로 다른 작품이라기 보다는 전편에 해당한다. 내용은 과거 손오공이라는 기억을 잊고 도적 무리의 두령으로 살아가는 지존보가 자신을 찾는 이야기다. 중국 4대 기서 중 하나인 '서유기'에 뿌리를 두고 있기는 하지만 원작에서 캐릭터만 빌려 왔을 뿐 이야기는 완전 다르다. 과거로 시간을 되돌리는 등 SF 요소에 중국식 판타지가 섞인 점이 특이하다. 여기에 '도성'으로 뜬 코미디 스타 주성치가 강점을 갖고 있는 모레이타우와 액션이 뒤범벅돼 적당한 웃음을 선사한다. 모레이타우란 말이 되지 않는 억지스런 상황을 만들어 황당한 웃음을 선사하는 중국 특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