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리-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2008년)는 아예 작정하고 만든 '쌈마이' 영화다. 첩보물인 007 시리즈의 구성을 따서 남자 주인공과 여자 첩보원이 만주와 미국, 유럽을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하는 내용이다. 언뜻 개요만 들으면 그럴듯한 액션이 연상되지만 정작 작품을 보면 실소가 터져나온다. 만주, 유럽, 미국으로 소개되는 풍경들은 차를 타고 오가며 본 것 처럼 어딘지 눈에 많이 익은 곳들이다. 여기에 굳이 자막을 보지 않아도 내용을 알 수 있을 듯한 일본어와 중국어, 심지어 요란한 총격전때 뜬금없이 터져나오는 심수봉의 '그때 그사람'까지 영화는 온통 B급 무비의 키치적 정서로 넘쳐난다. 특히 과장된 오버 연기는 거의 '총알탄 사나이' 수준이다. 그만큼 작정하고 들이댄 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