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휴고 위빙 9

반지의 제왕2 두 개의 탑(4K 블루레이)

피터 잭슨 감독의 '반지의 제왕2 두 개의 탑'(The Lord of the Rings: The Two Towers, 2002년)은 시리즈가 본격적인 정점으로 치달은 작품이다. 각종 기괴한 캐릭터들이 쏟아져 나오며 스펙타클한 전투장면을 연출하면서 3편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높여 놓았다. 특히 이 시리즈 가운데 최대의 성공 캐릭터로 꼽히는 골룸이 본격 등장한다. 골룸은 인간 내면의 선과 악이 다투는 복잡다단한 심리를 투영한 존재. 그렇다고 이 작품이 단순 볼거리에만 치중한 것은 아니다. 원작자인 톨킨이 그러했듯 처참한 전투장면과 전쟁을 준비하며 이별하는 가족의 슬픔, 죽음을 눈 앞에 둔 사람들의 공포스러운 표정을 통해 반전 메시지를 전달한다. 워낙 대규모 전투 장면이 많다보니 곳곳에 컴퓨터그래픽(CG)이 ..

브이 포 벤데타(4K)

제임스 맥티그 감독의 '브이 포 벤데타'(V For Vendetta, 2005년)는 '매트릭스'에 이어 워쇼스키 형제의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또다른 스타일리쉬 액션 영화다. 워쇼스키 형제가 각색하고 제작한 이 작품 역시 절대권력이 통제하는 미래사회에서 자유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외로운 영웅의 이야기다. '매트릭스'가 컴퓨터가 조종하는 사회에서 활약하는 디지털 전사의 이야기였다면 이 작품은 조지 오웰의 '1984'처럼 절대 권력의 억압체제 속에서 16세기 식으로 싸우는 복고풍 전사가 주인공이다. 존 허트가 닮은 서틀러 의장은 히틀러를 연상케 한다. 강력한 보안 조직을 통해 국민들을 통제하고 반정부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사람들은 강제수용소로 보낸다. 강제수용소에 갇힌 사람들은 생화학 무기를 위한 실험 도구로 쓰..

매트릭스(4K 블루레이)

장자가 꿈속에서 나비가 돼서 놀았다는 호접몽은 '내가 나비의 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내 꿈을 꾼 것인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로 유명하다. 이는 곧 프랑스의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의 '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으로 이어진다. 물아일체를 이야기한 장자의 호접몽이 현대에 와서 디지털 복제로 다시 태어난 것이 장 보드리야르의 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인 셈이다. 장 보드리야르는 현실과 동일한 복제를 통해 사실과 복제의 세계를 구별할 수 없는 현실을 이야기했다. 래리와 앤디 워쇼스키 형제는 장 보드리야르의 책을 읽고 시뮬레이션 세계에 빠져들었고 이를 영화화한 것이 바로 '매트릭스'(The Matrix, 1999년)다. 20년전에 나온 이 영화는 현실과 디지털이 혼재된 하이퍼 리얼리티의 세계를 다루며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

드레스메이커 (블루레이)

호주의 여류 감독인 조셀린 무어하우스의 '드레스메이커'(The Dressmaker, 2015년)는 황량한 호주 오지 마을의 느낌을 미스테리풍으로 잘 풀어낸 작품이다. 이야기는 오래전 마을에서 추방됐던 여인이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어린 시절 살인자라는 누명을 쓰고 마을을 떠난 소녀는 일류 의상 디자이너가 돼 돌아와서 마을에 일대 패션바람을 일으킨다. 하지만 그의 진짜 목적은 어린 시절 벌어졌던 사건의 미스테리를 푸는 것이다. 영화는 이 과정을 마치 날실과 씨실이 교차하는 뜨개질처럼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개성강한 캐릭터들의 숨은 이야기가 하나 하나 펼쳐지면서 흥미를 돋군다. 이야기의 전개와 더불어 눈길을 끄는 것은 화려한 의상이다. 제 2차 세계대전 기간 억눌렸던 사람들의 욕망이 화려하게 분출한 1950년..

트랜스포머 3 (블루레이)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 3'는 3부작의 완결편답게 온갖 로봇들이 총출동해 일대 결전을 벌인다. 엄청나게 쏟아 부은 물량 공세 덕분에 요란한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2011년 6월 29일 국내 개봉일에 54만4,995명이 입장하며 개봉 첫째 날 최다 관객 동원 기록을 세웠다. 상영 기간 관객 동원 숫자도 778만명으로 역대 외화 흥행 순위 3위에 오르며, 시리즈 가운데 국내에서 가장 많은 관객이 들었다. 참고로, 2007년 개봉한 1편은 740만명이 관람해 역대 외화 흥행 순위 5위다. 오락 영화로서 괜찮은 성적표를 올린 비결은 실사와 컴퓨터그래픽을 절묘하게 섞은 볼거리다. 집채만한 로보트들의 움직임을 마치 실사처럼 실감나게 구현한 컴퓨터그래픽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특히 자동차가 달리는 상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