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힐러리 스웽크 4

로건 럭키 (블루레이)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로건 럭키'(Logan Lucky, 2017년)는 미국의 시골 구석에 사는 촌뜨기들이 미국 최대의 자동차 경주장을 터는 이야기를 다뤘다.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은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이름값 때문이다. 그가 만든 '오션스' 시리즈는 유쾌한 도둑들이 기발한 작전으로 거액의 돈을 훔치는 이야기를 통해 재미를 줬다. 이 작품 또한 그런 반전과 기발한 작전에 대한 기대를 걸고 보게 됐다. 하지만 오션스보다는 아무래도 재미가 반감된다. 이야기의 규모나 내용이나 현실성이 오션스만 못하기 때문. 내용은 미국 최대 자동차 경주장 지하에 들어가서 현금이 오가는 공기 파이프를 터는 도둑들의 이야기다. 이를 위해 다리를 저는 주인공(채닝 테이텀)과 한 손이 없는 상이용사(아담 드라이버), 그리고 ..

밀리언달러 베이비(블루레이)

사람은 아무리 되풀이해도 고통받는 것에 익숙치 않다. 남의 고통을 지켜보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고통과 싸우는 인간의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이 영화가 더 할 수 없이 고통스럽다. 고통받는 사람보다 이를 지켜보는 사람의 고통이 절절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 고통의 무게를 어찌나 무겁게 잘 표현했던지 훌륭한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가슴이 아파 두 번 보고 싶지 않을 정도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제작, 감독, 출연하고 음악까지 작곡한 '밀리언 달러 베이비'(Million Dollar Baby, 2004년)는 흔치 않게도 여자 권투선수와 그를 키워내는 트레이너의 이야기를 다뤘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밀도있게 다룬 감독의 연출력은 물론이고 보는 이를 사로잡는 배우들의 연기..

리핑-10개의 재앙

스티븐 홉킨스 감독이 만든 '리핑-10개의 재앙'(The Reaping, 2007년)은 여성판 '오멘'이다. 악마로 지목받은 인물이나 사건을 해결하는 인물 등이 모두 여성이다. 물론 내용이나 공포 수위가 '오멘'과 비교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작품이다. 성경의 출애굽기에 언급된 10가지 재앙이 차례로 일어나는 어느 마을의 수수께끼를 다루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사탄을 믿는 소녀의 짓이라고 믿지만, 마을을 찾아온 여류 과학자는 과학의 힘으로 해결하려고 애를 쓴다. 그러나 점점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면서 10가지 재앙은 점점 도를 더해간다. 힐러리 스웽크가 여류 과학자로 출연해 기존의 작품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악마의 신봉자로 지목된 소녀 역할은 다코타 패닝의 뒤를 이어 요즘 새롭게 뜨고 있는 안나소..

소년은 울지 않는다

사람들은 인생을 흔히 여정에 비유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킴벌리 피어스(Kimberly Peirce) 감독의 '소년은 울지 않는다'(Boys Don't Cry, 2000년)는 로드무비다. 종착지를 알 수 없는 긴 여행을 떠나는 다른 사람의 여정과 달리 주인공 티나 브랜든(힐러리 스웽크 Hilary Swank)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기 위한 험난한 여행을 떠난다. 이 작품은 1993년 미국 네브라스카주에서 실제 일어났던 살인사건을 소재로 다뤘다. 당시 21세의 티나 브랜든이라는 여성은 남자가 되고싶어 수년 동안 호르몬 주사를 맞으며 성전환수술을 준비하다가 친구처럼 지내던 2명의 남성에게 여자라는 사실이 들통나 비참하게 강간당한 후 2명의 여자친구와 함께 살해당했다. 실화를 그대로 옮긴 영화는 내용 만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