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비추천 DVD / 블루레이

태양의 서커스 : 코르테오 (블루레이)

울프팩 2011. 2. 28. 23:04

지금 뿐 아니라 1970년대에도 서커스는 흔히 볼 수 있는 구경거리가 아니었다.
어쩌다 서커스단이 찾아와 동네 공터에 천막을 치면 아주 궁금해 죽을 지경이었다.

높다란 줄 위에서 재주를 부리고 입으로 불을 내뿜는 묘기를 흙 묻은 가마니 위에 앉아 보노라면 훗날 명절 때마다 TV에서 틀어준 서양 서커스와는 또다른 아슬아슬한 맛이 있었다.
그렇게 어쩌다 동네를 찾고, 명절 때 소일삼아 구경했던 서커스가 엄청난 문화 코드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돈이 없어 무전 여행으로 유럽을 떠돌았던 캐나다 청년 기 랄리베르가 아코디언 연주와 입으로 불을 내뿜는 기술을 익힌 뒤 1984년에 창단한 태양의 서커스는 20명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5,000명의 단원을 거느리고 전세계를 순회공연하며 8,000만명이 넘는 구경꾼을 끌어들였다.
당연히 기 랄리베르도 떼돈을 벌어 2009년에 우주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매번 테마를 정해 다양한 공연을 구성한 태양의 서커스는 그 가운데 '퀴담'을 앞세워 2007년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잠실 종합운동장 터에서 벌어진 공연을 직접 가서 본 적이 있는데, 솔직히 영상과 음악의 감동은 현장보다 DVD가 더 낫다.

4월에 '바레카이'로 또 방한한다고 한다.
집시언어로 '어디서나'라는 뜻의 바레카이는 숲 속 풍경을 묘사한 점이 특징인데, 이미 DVD로 오래 전에 국내 출시(http://wolfpack.tistory.com/entry/바레카이-태양의-서커스) 됐다.

'태양의 서커스 : 코르테오'(Cirque Du Soleil : Corteo)는 유일하게 블루레이로 국내 출시된 공연이다.
코르테오는 행렬이라는 뜻.

어릿광대의 죽음을 계기로 행렬이 이어지며 각종 공연을 벌이는 것을 소재로 삼았다.
여전히 무대는 화려하고 음악은 아름답지만 그들의 공연을 한국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몇 편 보다보니 예전같은 신선한 충격은 없다.

특히 이 작품은 전작들에 비해 볼거리와 음악이 떨어진다.
그만큼 가슴에 와닿는 느낌은 다른 태양의 서커스 공연들에 비해 부족하다.

1080p 풀HD의 1.78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평범하다.
샤프니스는 높지만 색감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는다.

돌비트루 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저음이 웅장하고 묵직하다.
특이하게 본편은 한글 자막이 없으나 제작과정과 단원들의 모습, 필름작업, 본편에 없는 미니 공연 등 다양한 부록에 한글 자막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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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의 제목인 코르테오는 이탈리아어로 의식 또는 행렬이라는 뜻이란다. 주제는 광대의 장례식이다. 어릿광대의 장례식에 얽힌 이미지가 주요 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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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서커스 뿐 아니라 서커스의 특징인 원형 무대. 이번에는 마치 미로를 보는 듯한 무대 바닥이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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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연습은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태양의 서커스 본사에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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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들리에 공연은 12미터 높이에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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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닉은 4개의 봉을 연결해 동시에 네 사람이 기계 체조같은 공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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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담'의 'Let Me Fall'처럼 태양의 서커스 공연은 모든 공연마다 히트곡이 있다. 이번 공연은 'El Cielo Sabra'가 들을 만 하다. 애절한 기타 선율 위로 흐르는 허스키 보이스가 인상적이다. 해외에는 OST가 나와 있으나 국내에서는 구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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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서커스는 그랑 샤피토라고 부르는 대부대가 이동한다. 무려 트럭 61대 분량의 짐과 욕실, 세탁시설, 하루 300인분의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은 물론이고 심지어 학교와 물리치료실, 의상실까지 따라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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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작업은 재클린 바나비 감독이 연출을 맡아 진행. 주로 클로즈업에 초점을 맞춘 필름 작업은 하루에 2회 공연 분량을 찍어 편집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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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보니 실제 공연에서 보기 힘든 클로즈업이나 앵글 덕분에 실제 공연보다 더 한 감동과 재미를 준다. 따라서 DVD나 블루레이를 먼저 보고 공연을 보면 실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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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작업시 공연자들의 안전을 위해 카메라는 무대 위로 올라가지 못한다. 대신 접을 수 있는 테크노 크레인 등을 이용해 근접 촬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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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서커스 단원 중에 유일한 한국인이 있다. 수중발레 국가대표 출신인 홍연진씨다. 그는 지금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벨라지오 호텔에서 진행중인 'O'쇼에 참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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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테오 공연은 3월 중순까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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