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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도깨비' 언덕 바스티옹 공원 & 시타델, 퀘벡시티

울프팩 2019. 7. 20. 17:35

발아래로 멀리 샤토 프롱트낙 호텔이 보이는 푸른 초원 위에 돌비석이 성길게 서 있는 곳.

1,000년 가까운 세월을 대를 이어 도깨비를 받든 집사들의 묘비가 주위를 에워싼 가운데 죽은 날짜가 비어 있는 도깨비의 묘비가 서 있다.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도깨비 김신(공유)이 정든 사람을 잃을 때면 쓸쓸히 찾던 일명 도깨비 언덕이다.

뿐만 아니라 이 곳에서 생을 건너 뛰어 사랑했던 사람을 만나고 지은탁(김고은)이 잃어버린 기억을 더듬어 옛 연인을 찾아가던 곳이기도 하다.

드라마 '도깨비'를 봤다면 너무나 익숙한 도깨비 언덕, 바스티옹 공원이다.

더러 이 곳이 아브라함 평원으로 알려져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이 곳은 아브라함 평원이라기보다 지명이 따로 있다.

바로 파크 바스티옹 드 라 랭(parc de bastion-de-la-reine) 즉, 바스티옹 공원이다.

 

드라마 '도깨비'를 열심히 본 사람들에게는 도깨비 언덕으로 알려진 이 곳을 찾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샤토 프롱트낙 호텔뒤프랭 테라스에서 가장 가까운 길은 테라스의 서쪽으로 향하다가 대포들이 줄지어 서 있는 곳을 지나치면 거버너스 공원으로 올라가는 작은 돌계단이 있다.

뒤프랭 테라스에서 미국 대사관을 지나 바스티옹 공원으로 오르는 언덕길.

이 돌계단을 올라가서 미국 대사관 옆길로 시타델 요새를 향해 쭉 올라가면 흙길이 나온다.

끝단에 가면 제법 경사가 있지만 이 길이 바스티옹 공원을 오르는 가장 빠른 길이다.

 

가장 먼 길은 뒤프랭 테라스의 서쪽 끝까지 가면 나무로 만든 산책로를 택하는 방법이다.

이 산책로로 들어서면 시타델 요새벽을 따라 한 바퀴 빙돌아 아브라함 평원으로 나오게 된다.

바스티옹 공원으로 들어가는 문. 차가 드나들 수 없게 문이 닫혀있지만 사람들은 옆으로 드나들 수 있다.

따라서 시타델 정문까지 제법 꽤 오래 걸어야 하니 더운 여름이나 북풍한설이 몰아치는 겨울에 택할 방법은 아니다.

만약 하이힐이나 불편한 신발을 신어서 가파른 경사를 오르기 힘들다면 조금 편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이 거버너스 공원을 가로지르는 방법이다.

 

즉 샤토 프롱트낙 호텔의 뒷쪽에 위치한 작은 공원인 거버너스 공원을 가로질러 계단을 오르면 작은 십자로가 나온다.

여기서 거버너스 공원을 등진채 두 번째 십자로까지 걸어가서 왼쪽으로 꺾어져 길을 따라 쭉 걸어가면 바스티옹 공원 출입구가 나온다.

피에르 드 몽스의 테라스. 가운데 서 있는 흉상의 주인공이 피에르 몽스다.

따로 거창한 문이 있는 것은 아니고 작은 창살문이 나온다.

이 문으로 들어가면 바로 바스티옹 공원이다.

 

조금만 걸어가면 피에르 드 몽스(Pierre Dugua de Mons)의 테라스가 나온다.

피에르 드 몽스는 프랑스의 상인이자 탐험가로 1558년에 태어나 1628년에 죽었다.

벤치 앞 난간에 김고은과 공유가 등 돌린채 기대어 서서 "점심을 이걸로 때워도 되겠냐"는 대화를 나눴다.

그는 캐나다에 첫 번째 프랑스 정착촌을 만드는데 기여한 인물로, 1599년부터 수 차례 캐나다 지역을 탐험했다.

특히 그는 1608년 퀘벡지역에 사무엘 상플랭을 보내 세인트 로렌스 강 계곡을 따라 프랑스 정착촌, 지금의 퀘벡시티를 건설하게 했다.

 

앙리 4세는 그의 그런 공을 기려 캐나다의 일부 개신교 도시들 총독으로 임명했다.

그는 1610~1617년 총독으로 일한 뒤 은퇴했다.

피에르 몽스 테라스에서 언덕을 바라보면 시타델이 보인다. 언덕 옆으로 난 계단으로 올라가면 된다.

테라스 지역 한 복판에 두상이 서 있는 인물이 바로 피에르 드 몽스다.

두상 앞쪽으로 초록색 벤치들이 있는데 이 곳에서 김고은과 공유가 샌드위치를 먹으며 "점심을 이것으로 때워도 되겠냐"는 대화 장면을 찍었다.

 

이 곳은 드라마를 찍을 만큼 전망이 참 좋다.

앞쪽으로 성 같은 샤토 프롱트낙 호텔이 보이고 오른편으로 뒤프랭 테라스와 세인트 로렌스 강이 나란히 펼쳐져 있다.

'도깨비'의 한 장면이 펼쳐진 도깨비 언덕. 드라마 속 묘비들은 촬영을 위해 가져다 놓은 소품이었으니 찾을 필요 없다.

돌아서면 초록빛이 싱그러운 풀밭 언덕과 그 너머에 영국군 요새였던 시타델이 우뚝 서 있다.

참으로 그림 엽서같은 전경이다.

 

여기서 다리 쉼을 한 뒤 옆길을 따라 오르면 바로 '도깨비' 드라마의 한 장면이 손에 잡힐 듯 떠오른다.

시타델 요새 부근까지 올라가면 도깨비의 묘석들이 서 있던 초원과 김고은이 민들레 홀씨를 불어 날리던 언덕이 나온다.

시타델 정문. 양 옆에 미동도 않고 서 있는 위병들은 사람이다. 가서 만지거나 놀리면 안된다.

이 곳에서도 '도깨비'를 본 한국인이나 동남아 사람들은 사진들을 많이 찍는다.

특히 돌아앉아 뒷모습들을 주로 찍는데 아스라이 샤토 프롱트낙 호텔과 세인트 로렌스 강이 어우러진 풍경을 보면 드라마를 보지 않았어도 절로 카메라에 손이 간다.

 

특히 이 곳은 노을이 깔리기 시작하면 참으로 아름답다.

강렬한 진푸른색 하늘 아래 샤토 프롱트낙 호텔이 찬연하게 빛나는 모습도 인상적이지만 노을이 비끼며 호텔이 연주황색으로 서서히 물들어 가는 그림은 한 폭의 풍경화다.

시타델 내부에 전시된 무기와 장비류들.

바스티옹 공원 뒤 시타델은 영국군이 통치하던 1857년에 건설한 요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별 모양으로 보이는 이 곳은 북미 지역 최대의 요새로 미국의 침략을 막기 위해 건설했다고 한다.

 

특이한 것은 대포가 강과 도시 양쪽을 향하고 있는 점이다.

강 쪽을 향한 대포는 미국 등 외부의 침략을 막기 위한 것이고, 도시를 향한 대포는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주민들의 반란이 두려워 설치했다고 한다.

시타델은 지금도 군 부대 주둔지여서 마음대로 돌아다니면 안된다. 반드시 무리지어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함께 움직여야 한다.

언덕 위에서 도시 전체를 내려다보는 지리적 이점 때문에 지금도 캐나다 육군 제22연대가 연기에 주둔하고 있다.

역사적 장소이면서 현재 군 부대라는 뜻이다.

 

그래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없고 무리 지어 가이드를 따라 움직여야 한다.

따로 돌아다니면 득달같이 가이드가 쫓아와 혼자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말고 기다렸다가 다른 그룹과 함께 무리 지어 다니라고 충고한다.

샤토 프롱트낙 호텔과 세인트 로렌스 강이 함께 보이는 도깨비 언덕의 풍경.

내부에는 과거 역사적 흔적을 기리는 전시품들 외에 별로 볼 게 없다.

유일한 볼거리는 곰털 모자의 영국군 복장을 한 위병들의 교대식이다.

 

교대식은 6월 말 이후 매일 오전 10시에 벌어진다.

6월 말 이전에는 교대식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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