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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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시 말론

알란 파커(Alan Parker) 감독의 장편 데뷔작 '벅시 말론'(Bugsy Malone, 1976년)은 깜찍하고 앙증맞은 영화다. 마피아가 등장하는 갱스터 무비에 춤과 노래를 도입한 이색적인 갱스터 뮤지컬이다. 그런데 등장인물이 모두 아이들이다. 덕분에 잔혹한 다른 갱스터 무비와 달리 살인도, 피도 없고 더없이 장난스럽다. 파커 감독은 4명의 자녀들에게 라스베이거스의 갱 벅시 시겔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이 작품을 구상했다. 감독은 어른들의 세계를 풍자하고 각종 영화를 패러디한 이 작품에 대해 "정신병자가 만든 작품"같다며 스스로도 황당하게 여겼다. 그만큼 놀랍도록 기이한 작품인데 덕분에 칸 영화제에 나갔을 때 기립박수를 받으며 인기를 끌었다. DVD 타이틀은 지난해 영국에서 나온 코드 2 SE판 소스를..

보디가드(SE)

2000년 2월에 국내 출시됐던 '보디가드'(The Bodyguard, 1992년) DVD 타이틀이 4년이 지난 올해 9월 초 SE(Special Edition) 판으로 새로 선보인다. 달라진 점은 화면 사이즈. 기존판은 TV에 맞춰 4:3으로 팬&스캔된 화면이어서 좌, 우 귀퉁이가 잘려 나갔는데 이번에 새로 나온 SE는 극장 상영시 영상을 잘림 없이 고스란히 수록한 16:9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이다. 화질은 1992년 작품인 점을 감안하면 무난하다. 화질이 좋은 편은 아니어서 잡티도 보이고 윤곽선이 단정하지 못하며 색도 번진다. 음향은 돌비 디지털 5.1 채널을 지원. 휘트니 휴스턴의 폭발하는 듯한 가창력을 그대로 만끽할 수 있는 깨끗한 음질. 보디가드란 직종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을 끈 이 작품을 다..

언더월드-unrated extended cut

렌 와이즈먼(Len Wiseman) 감독의 영화 데뷔작 '언더월드'(Underworld, 2003년)는 황당한 액션물이다. 수백 년을 싸워 온 늑대인간과 흡혈귀가 마지막 대결을 벌이는 내용. 영화는 시종일관 요란한 총소리와 괴물들의 울부짖음으로 가득하다. 늑대로 변하기 전까지 어엿한 사람인 늑대인간과 기껏해야 송곳니가 삐죽 나올 뿐인 흡혈귀는 비록 괴물에 속하지만 겉모습은 엄연한 사람이다. 그런데도 마구잡이로 죽여도 전혀 죄의식을 못 느끼는 것은 사람이 아닌 괴물이기 때문. 이를 노리고 등장인물들을 모두 괴물로 설정한 듯싶다. 어쨌거나 그 바람에 액션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끝날 때까지 피와 화약연기 가득한 폭력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이번에 나온 DVD는 기존에 나온 극장판과 달리 감독이 의도한 약 ..

최근 상영작 비교-해리 포터, 반 헬싱, 킹 아더, 아이 로봇...

= 판타지보다 공포물에 가깝다. 하이틴이 돼버린 주인공도 눈에 설고 온통 어둠뿐인 공포 분위기도 편치 않다. 더 이상 1편의 영광은 없는 것인가. = 2시간 동안 고문받는 기분. 너무 시끄러워 잠을 자기도 힘들다. '언더월드'의 아류작. 아닌 게 아니라 '언더월드'의 케이트 베킨세일이 여주인공으로 출연. 작품 좀 잘 고르지. = '글래디에이터' 기대하고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러지 마시기를. 평범한 액션과 맥 빠진 줄거리에 너무 실망한다. 우리가 아는 아더왕과 이야기가 많이 다르다. BMW 광고 '하이어'의 주인공과 '러브 액츄얼리'의 미녀 키이라 나이틀리를 볼 수 있다는 점 외에 별반 기대할 게 없다. = 마이클 무어에게 미안한 얘기지만 솔직히 이런 작품은 극장에서 보기 아깝다. 대화면, 박력 있는 서..

영화 2004.08.04

춤추는 대수사선2-레인보우 브릿지를 봉쇄하라

1998년 일본에서 개봉해 700만 명 관객을 동원한 일본판 블록버스터 '춤추는 대수사선'의 속편. 전편과 마찬가지로 모토히로 카츠유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춤추는 대수사선 2'(踊る大搜査線 The Movie2, 2003년) 역시 일본에서 8주 동안 2,000만 명 관객을 동원한 대히트작이다. 그렇지만 국내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일본에서는 TV 드라마로 인기를 끄는 등 성공 배경이 충분했지만 국내에서는 인물도 낯설고 정서도 달라 관객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한 듯싶다. 실제로 일본식 개그와 액션이 와닿지 않아 보는 내내 지루했다. 오히려 사건 수사보다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경찰 관료들의 신경전을 다룬 부분이 더 볼 만했다. 내용은 도쿄의 오다이바 지구를 관할하는 완간 경찰서 형사들이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