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란 파커(Alan Parker) 감독의 장편 데뷔작 '벅시 말론'(Bugsy Malone, 1976년)은 깜찍하고 앙증맞은 영화다. 마피아가 등장하는 갱스터 무비에 춤과 노래를 도입한 이색적인 갱스터 뮤지컬이다. 그런데 등장인물이 모두 아이들이다. 덕분에 잔혹한 다른 갱스터 무비와 달리 살인도, 피도 없고 더없이 장난스럽다. 파커 감독은 4명의 자녀들에게 라스베이거스의 갱 벅시 시겔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이 작품을 구상했다. 감독은 어른들의 세계를 풍자하고 각종 영화를 패러디한 이 작품에 대해 "정신병자가 만든 작품"같다며 스스로도 황당하게 여겼다. 그만큼 놀랍도록 기이한 작품인데 덕분에 칸 영화제에 나갔을 때 기립박수를 받으며 인기를 끌었다. DVD 타이틀은 지난해 영국에서 나온 코드 2 SE판 소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