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019/08 14

배트맨 포에버(4K 블루레이)

조엘 슈마허 감독이 맡은 배트맨 시리즈 3번째 작품 '배트맨 포에버'(Batman Forever, 1995년)는 팀 버튼이 만든 2편의 전작과 달리 훨씬 밝아졌다. 젊은 층을 잡기 위해 MTV 스타일을 원한 제작사의 의도와 함께 "영화란 재미있고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는 슈마허 감독의 영화관이 크게 작용했다. 그 바람에 영화는 심각한 이야기를 줄이고 볼거리로 승부를 건다. 주요 악당도 2명으로 늘었고 배트모빌도 화려하게 바뀌었으며 배트맨의 단짝 로빈까지 등장한다. 그 바람에 배역진이 호화로워졌다. 1,2편에서 배트맨을 연기한 마이클 키튼에 이어 발 킬머가 무뚝뚝하지만 우직한 배트맨으로 등장했고 크리스 오도넬이 로빈을 연기한다. 악당은 짐 켈리와 토미 리 존스가 맡아 성격파탄적이며 징글징글한 배역을 연기했..

배트맨2(4K 블루레이)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2'(Batman Returns, 1992년)는 '배트맨 다크나이트' 시리즈 이전에 나온 작품들 가운데 가장 어둡고 비극적이면서 극단적으로 희화적이다.기형 때문에 버림받은 존재인 비극적인 악당 펭귄맨과 배트맨 못지 않은 사랑을 받은 캣 우먼이 등장한다. 원작 만화에 등장하지 않는 펭귄맨의 불우한 어린 시절을 집어넣어 악당의 인간적 배경을 강조해 우울하게 만드는 부분과 서커스단의 광대, 뒤뚱거리는 펭귄들이 악당으로 등장하는 블랙 코미디에 가까운 장면들은 서로 대치되면서도 상호 보완을 해준다.마치 '슬리피 할로우'나 '스위니 토드'의 캐릭터들처럼 어둡고 음울하기 그지 없다. 그만큼 펭귄맨이나 캣우먼은 배트맨에 맞서는 악당이지만 장애인이나 여성 등 사회적으로 약자를 대변하는 이중성을 갖..

배트맨(4K 블루레이)

영화 '배트맨' 시리즈의 시작이 됐던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Batman, 1989년)은 기존의 슈퍼영웅과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사람들의 상식을 깨뜨렸다. '크리스마스의 악몽' '슬리피 할로우' 등 어둡고 음침한 이미지의 작품을 즐겨 만들었던 팀 버튼 답게 '배트맨' 역시 우울한 영상으로 가득찬 작품이다. 팀 버튼이 '배트맨'을 어둡게 묘사한 이유는 한 가지, 배트맨을 정상이 아닌 '정신병자'로 봤기 때문이다. 부록에 실린 음성해설을 들어보면 그는 "박쥐 옷을 입고 얼굴에 마스크를 뒤집어 쓰고 다니며 낮과 밤이 다른 이중생활을 하는 사람을 제정신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그에 걸맞는 분위기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아닌게 아니라 영화는 배트맨 뿐만 아니라 그의 뒤를 쫓는 기자, 악당 조우커까지 온통..

영웅(감독판 블루레이)

중국이 우리의 발해성벽까지 만리장성의 연장이라고 역사를 왜곡하는 장성공정을 벌여 공분을 자아낸다. 진의 시황제가 북방 오랑캐를 막기 위해 쌓은 만리장성을 처음 가봤을 때 사진이나 TV에서 본 것과 달리 얕으막한 높이에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가까이 보면 실망스런 이 건축물이 멀리 떨어져보면 우주에서도 보일 만큼 장대하다. 장예모 감독의 ‘영웅’(2002년)은 만리장성 같은 작품이다. 장 감독의 첫 액션영화인 이 작품은 단순 무협물로 보이지만 한걸음 떨어져보면 중국 역사를 꿰뚫는 기본적 흐름과 사상이 녹아 있다. 조각난 중국 대륙을 통일하려고 주변국을 침략한 진시황제를 암살하기 위해 네 명의 무사들이 주도 면밀한 계획을 세운다. 시황제에게 짓밟힌 조국을 대신해 뭉친 이들의 계획은 뜻밖에도 내부에서 ..

프리즌 (블루레이)

나현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프리즌'(2016년)은 살인, 마약 밀수 등 각종 범죄의 진원지가 알고 보니 교도소였다는 깜찍한 발상에서 출발한다. 교도소에 갇힌 죄수(한석규)가 재소자들을 수족처럼 부리며 사회에서 일어나는 각종 범죄를 조종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주범이 사회가 아닌 교도소에 갇혀 있다 보니 수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다. 죄수는 오히려 교도소를 아지트삼아 바깥세상에 있는 것보다 더 편안하고 자유롭게 지낸다. 어찌 보면 법의 보호를 받는 셈이다. 결국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민완 경찰(김래원)이 죄수의 신분으로 위장 잠입해 범죄의 전모를 캐는 내용이다. 간혹 외신에서 중남미 마약왕들이 감옥에서 호화롭게 편안하게 지내며 각종 범죄를 교사한다는 뉴스를 더러 봤다. 하지만 치안 부재의 중남이에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