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비추천 DVD / 블루레이 430

캐시트럭(블루레이)

가이 리치(Guy Ritchie) 감독과 제이슨 스타뎀(Jason Statham)은 매력적인 조합이다.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와 '스내치'에서 두 사람은 환상의 조합을 보여줬다. 가이 리치 감독은 스타뎀의 투박한 매력을 알아봤고, 스타뎀은 리치 감독이 창조한 엉뚱하면서도 좌충우돌의 도발적 캐릭터를 잘 살렸다. 그렇기에 리치 감독이 연출하고 스타뎀이 주연한 '캐시 트럭'(Wrath of Man, 2021년)도 충분히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기대에 비하면 조금 실망스럽다. 내용은 현금 수송 차량을 노린 무장강도들에게 아들을 잃은 아버지(제이슨 스타뎀)의 복수를 다뤘다. 아버지는 경찰도 찾아내지 못한 범인들을 잡기 위해 현금 수송 회사에 위장 취업해 범인 색출에 나선다. 공교롭게 그가 호송을 맡은 ..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블루레이)

샤카 킹(Shaka King) 감독의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Judas and the Black Messiah, 2021년)는 1960년대 미국 사회의 이슈가 된 블랙 팬서당, 즉 흑표당 이야기를 다룬 실화다. 흑표당은 1965년 미국에서 결성된 급진적 흑인 인권운동 단체다. 검은 옷과 검은 베레모를 쓰고 다녀 흑표당이라고 불린 이들은 비폭력 노선을 견지한 마틴 루터 킹 목사나 강경 무장 투쟁을 강조한 말콤 엑스와 달리 칼 마르크스의 사회주의 이론을 받아들여 혁명을 주장했다. 그래서 FBI는 폭력적 성향이 강했던 말콤 엑스보다 오히려 흑표당을 더 위험하다고 봤다. 당시 FBI 수장이었던 에드거 후버는 흑표당이 체제 전복적이라고 보고 강력 대응을 지시했다. 그가 생각한 강력 대응은 완전 제거였다. 체..

청설(블루레이)

대만의 여성 감독 청펀펀이 만든 '청설'(聽說, 2009)은 '듣고 말한다'는 뜻이다. 대화라는 제목을 굳이 저렇게 풀어서 강조한 것은 등장인물들이 독특한 방식으로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 밑에서 배달을 하는 티엔커(펑위옌)는 우연히 수영장에 배달을 갔다가 한 여성을 만나 첫눈에 반한다. 티엔커가 반한 양양(진의함)은 혼자서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며 장애인 올림픽에 수영선수로 나가기 위해 훈련하는 언니 샤오펑(천옌시)을 뒷바라지한다. 그런데 양양은 보통 사람처럼 말하지 않는다. 청각장애인 샤오펑과 마찬가지로 손말, 즉 수화를 사용한다. 그때부터 티엔커와 양양은 수화로 사랑을 속삭인다. 수화에서 손으로 귀를 가리키면 듣는 것, 입을 가리키면 말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그들은 손으로 듣고..

네버 엔딩 스토리(블루레이)

영화 '네버 엔딩 스토리'(The NeverEnding Story, 1984년) 제작을 위해 만난 볼프강 페터젠(Wolfgang Petersen) 감독과 원작자인 소설가 미하엘 엔데(Michael Ende)는 처음부터 맞지 않았다. '특전 유보트'로 대박을 친 페터젠 감독은 할리우드 스타일의 대작 영화를 꿈꿨다. 반면 미하엘 엔데는 원작 소설의 구성을 그대로 지키기를 원했다. 순수함을 잃은 어른들 때문에 사라져 가는 상상과 꿈의 세계를 아이들의 동심으로 회복하는 원작의 정신이 바뀌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하지만 제작자와 페터젠 감독은 방대한 원작에서 덜어낼 것은 덜어내고 국제적으로 통할 만한 블록버스터급의 스펙터클한 볼거리가 있어야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페테전 감독과 엔데는 크게 싸워 영화가..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4K)

영웅이 돌아왔다. 3편인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1989년) 이후 19년 만이다. 흐른 세월만큼 영웅도 늙었다. 여전히 폼나게 중절모를 쓰고 채찍을 휘두르지만 장애물을 뛰어넘고 몸을 굴리는 모습이 예전처럼 날렵하지 않다. 해리슨 포드(Harrison Ford)의 나이가 개봉 당시 65세였으니 무리도 아니다. 이럴 것 같았으면 차라리 아니 돌아왔어도 좋았으리라. 그래서 그랬나,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감독은 4편인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The Crystal Skull, 2008년) 제작을 그렇게 반대했다고 한다. 결국 해리슨 포드와 각본 작업에 참가한 조지 루카스(George Lucas)의 설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