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비추천 DVD / 블루레이 430

라스트 액션 히어로(4K)

존 맥티어난(John McTiernan) 감독의 '마지막 액션 히어로'(Last Action Hero, 1993년)는 후디니의 마술처럼 신비한 액션극이다. 영화 속 영화라는 액자소설식 구성을 갖추고 있는 이 작품은 영화를 좋아하는 주인공 소년이 극장에서 좋아하는 액션 영화 시리즈를 보던 중 영화 속 세계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소년은 그토록 동경해 마지않던 액션 영화 속 주인공 잭 슬레이터(아널드 슈워제네거 Arnold Schwarzenegger)와 함께 악당을 물리치다가 다시 영화 속 등장인물들과 함께 스크린 밖으로 튕겨져 나오게 된다. 이제는 현실이 영화가 된 것이다. 어찌 보면 언젠가 세상이 영화가 될 것이라는 철학자 질 들뢰즈의 말을 형상화한 듯한 작품이다. 이 영화의 묘미는 이렇게 영화와 현실이..

너는 달밤에 빛나고(블루레이)

츠키카와 쇼 감독이 각본을 쓰고 감독한 '너는 달밤에 빛나고'(君は月夜に光り輝く, 2019년)는 하이틴 로맨스 같은 영화다. 원작은 소설가 사노 테츠야의 동명 소설이다. 그는 이 작품으로 일본의 전격 소설 대상을 받았다. 내용은 발광병이라는 불치병에 걸린 소녀 마미즈(나가노 메이)를 즐겁게 하기 위한 소년 타쿠야(카타무라 타쿠미)의 노력을 담은 순애보다. 몸에서 빛이 나는 발광병은 소설가가 만든 가상의 병이다. 병실에서 갇혀 사는 마미즈를 대신해 그의 버킷 리스트를 타쿠야가 대신해준다. 노래방을 가고 롤러코스트와 번지점프를 하는 타쿠야는 어느덧 연민이 사랑으로 발전한다. 그렇게 두 사람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다뤘다. 뻔한 스토리의 전형적인 최루성 멜로물인데 특별히 인상적인 장면도 없는 평이한 작품이..

그린랜드(블루레이)

혜성의 충돌로 지구가 인류 멸망의 위기를 겪는 영화는 예전에도 있었다. 마이클 베이 감독의 '아마겟돈'과 미미 레더 감독의 '딥 임팩트'가 그런 영화들이다. 아마겟돈은 인류를 구하기 위해 일종의 우주 특공대가 편성돼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행성을 파괴하는 적극적 행동을 다뤘고, 딥 임팩트는 최후의 순간을 맞는 각국 정부와 세계 곳곳의 모습을 그렸다. 릭 로먼 워(Ric Roman Waugh) 감독의 '그린랜드'(Greenland, 2020년)는 한 가족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미국 정부는 갑자기 거대한 혜성이 지구로 들이닥치면서 인류 멸망의 위기를 맞게 되자 우선 살려야 될 사람들을 추려서 그린란드의 핵전쟁 피난소로 옮긴다. 선별의 기준은 나중에 문명 재건을 위해 필요한 전문가와 지식인들이다. 건축공학..

더 셰프(블루레이)

요리사에게 미쉐린 가이드(미슐랭 가이드 Michelin Guide)가 부여하는 별은 영광이다. 별을 받아 책자에 소개되면 요리사의 명예도 올라가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아 자연스럽게 돈도 벌 수 있다. 그러니 요리사라면 미쉐린 스타를 욕심 낼 만도 하다. 존 웰스(John Wells) 감독의 '더 셰프'(Burnt, 2015년)는 이런 요리사들의 얘기를 다루고 있다. 뛰어난 능력을 지닌 요리사 아담 존스(브래들리 쿠퍼 Bradley Cooper)는 과거의 불명예스러운 사건으로 요리계를 떠나 여기저기 떠돌았다. 그러다가 영국 런던(London)으로 돌아와 별 3개의 미쉐린 스타에 도전하기 위해 음식점을 연다. 그러나 그의 괴팍한 성격과 완벽한 요리에 집착하는 그의 고집 때문에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힘들어한다...

소살리토

예전에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출장을 갈 때마다 자주 들렸던 곳이 바닷가 마을 소살리토다. 금문교에서 다리만 건너면 나오는 가까운 곳이어서 즐겨 찾았는데 아기자기한 상점들과 다양한 집들이 들어선 부촌이다. 소살리토는 높다란 건물과 도회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샌프란시스코와 달리 유럽 마을 같다. 고풍스러운 중세도시 같다는 뜻이 아니라 높은 빌딩이 빼곡히 들어서거나 구획 정리가 잘 된 미국 도시 느낌이 덜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바닷가에는 요트들이 즐비하게 정박해 있고 언덕을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도로들을 따라 갖가지 상점과 여러 모양의 집들이 들어서 있다. 예전에는 이 곳에 헤밍웨이를 비롯해 예술가들이 많이 모여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미술품이나 공예품 등을 파는 상점들이 여럿 보였다. 샌프란시스코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