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은 경험담에 강한 작가다. 자신이나 타인의 경험담을 녹진녹진하게 풀어내는데 일가견이 있다. 전 국회의원 이철용의 구술을 받아 적은 '어둠의 자식들', 작가 자신의 베트남전 경험을 담은 '무기의 그늘', 5.18 광주민주화항쟁 당시 현장에서 보고 들은 것을 기록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등을 읽어보면 이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중학교 때 몰래 읽은 '어둠의 자식들'은 걸쭉한 육두문자와 놀라운 이야기로 어린 청춘을 무척이나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베트남전의 처절함과 공황을 다룬 '무기의 그늘'이나, 대학 시절 금서여서 몰래 돌려 읽던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도 세상의 참혹함에 새삼 눈뜨게 만든 놀라운 책들이다. 문화부 시절 문학 담당 기자들에 따르면 술 한 잔 앞에놓고 몇 시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