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년)는 스타일리시 무비의 전형을 보여준 작품이다. 마치 춤을 추는 듯한 옥상 결투 장면과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준 빗속 결투, '전함 포템킨'의 오뎃사 계단 학살을 연상케 하는 계단 살인사건 등에 쓰인 영상들은 한 편의 그림 같다. 이 감독이 그만큼 자신만의 독특한 영상 스타일을 갖고 있다는 증거. 악역을 맡은 안성기의 변신과 느물 느물한 박중훈의 표정 연기도 좋았다. 다소 과장된 면이 없지 않지만 형사들의 리얼 액션도 볼 만한, 드라마와 액션 두 가지를 모두 잡은 수작이다. 이번에 새로 나온 SE 판 DVD는 레터박스로 나왔던 일반판과 달리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한다. 화질은 스크래치와 잡티가 보이지만 일반판보다 한결 나아졌다. 오히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