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비추천 DVD / 블루레이

가루지기

울프팩 2008. 7. 23. 19:24
판소리 여섯마당 가운데 하나인 가루지기 타령의 주인공 변강쇠는 단짝 옹녀와 함께 천하 제일의 정력남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에 그의 신화적인 성적 능력은 숱한 문학 작품과 만화, 영화 등에 소재로 쓰였다.

신한솔 감독의 '가루지기'(2008년)도 숱한 변강쇠 시리즈 중 하나다.
다만 뮤지컬 요소를 도입하고 에로 영화와 만화 장면의 패러디를 통해 기존 작품들과 색다른 웃음을 시도했다.

영화에는 온갖 색적인 요소는 다 들어가 있다.
태양까지 치솟는 오줌발, 거시기로 제기 차기, 강쇠의 형 이야기를 끌어들이며 위험한 근친 상간 흉내도 내고 신화를 빙자한 수간까지 끼워 넣었다.

이야기 뿐만 아니라 형식도 파격적이다.
시대를 가늠하기 힘든 여인네들의 노출 심한 복장을 보면 아예 대놓고 Y담을 읊을 기세다.
여기에 여인들의 집단 군무와 판소리, 난타를 연상케 하는 공연은 영락없는 뮤지컬이다.

이것으로도 부족했던지 신 감독은 '터미네이터'를 연상케 하는 장승 분신들과 벨라지오 분수쇼를 닮은 아이들의 오줌쇼, '변강쇠'와 '누들누드'의 한 장면 등을 패러디라는 이름아래 통채로 옮겨 놓았다.

그러나 이게 전부다.
정작 판 벌여놓고 떠들것 같던 Y담은 어설픈 눈요기로 끝나고 만다.
그렇다고 의미심장한 메시지도 없고 온갖 80, 90년대 성인영화를 흉내내며 변죽만 울리다가 맥없이 쓰러지고 말았다.
참 싱거운 작품이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의 화질은 실망스럽다.
선명도가 현격하게 떨어지며 배경이 지글거린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채널 분리도가 좋아서 서라운드 효과가 괜찮은 편이다.
특히 리어 활용도가 높다.

<파워DVD로 순간포착한 DVD 타이틀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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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배역도 파격이다. 변강쇠하면 이대근 스타일만 떠올렸는데, 자그마한 봉태규가 그 역을 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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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강쇠에게 성적 에너지를 가져다주는 장승의 분신. 예전 에로 영화 제목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를 대사로 패러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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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 장면은 태안서 촬영. 영화속 노래들은 모두 배우들이 직접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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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네들의 복장은 말만 한복일 뿐 시대 불명, 국적 불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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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강쇠의 짝은 옹녀가 아닌 달갱이로 바뀌었다. 달갱이 역을 맡은 김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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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순의 만화 '누들누드'를 흉내낸 장면. 배경은 영화 '클래식'을 찍은 곳. 다리는 제작진이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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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을 하는 장면은 실내 수영장에서 촬영한 뒤 CG로 배경을 그려 넣었다. 계곡물이 너무 차서 촬영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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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한 장면의 수위는 이 정도. 과도한 노출이나 정사 씬은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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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오줌발. 산불도 끄고 심지어 태양까지 솟구치는 등 과장의 극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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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공 들어올리기 시합의 상대 선수로 나온 흑인은 이태원에서 길거리 캐스팅된 43세 아저씨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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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지오 분수쇼를 흉내낸 오줌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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