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비추천 DVD / 블루레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블루레이)

울프팩 2018. 9. 7. 17:46

히로키 류이치 감독의 영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ナミヤ?貨店の奇蹟, 2017년)은 일본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일본은 물론이고 국내에도 번역 출판돼 꽤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다.

 

하지만 영화는 원작을 뛰어넘어 강한 인상을 주지는 못했다.

오히려 원작 소설에만도 미치지 못한 느낌이다.

 

원래 원작 소설 또한 그다지 매력적이라고 느끼지 못했던 터여서 더더욱 영화가 심드렁하게 보였을 수도 있다.

내용은 어느 마을에 노인이 운영하는 잡화점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판타지 같은 이야기다.

 

잡화점 게시판에 고민을 쓴 쪽지를 붙이거나 편지를 넣어 놓으면 잡화점 노인이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뤘다.

특이한 점은 시제를 비튼 설정이다.

 

잡화점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과거와 현재가 뒤섞였다.

과거에서 보낸 편지를 미래에 해당하는 현재에서 받아 답장을 보내면 과거에 영향을 미치는 식이다.

 

기존의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 간간히 등장한 소재다.

이 작품 속에서는 잡화점과 고아원을 중심으로 갖가지 에피소드를 엮었다.

 

문제는 시제를 비튼 사연들이 그다지 매력적이거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는 아니다.

숱한 드라마나 영화에서 비슷한 이야기들이 등장했기에 결말 또한 예측 가능하다.

 

그만큼 감동의 크기도 재단 가능하고, 미리 감동을 위한 장치들을 준비했다는 것까지 뻔히 들여다보이니 작위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마디로 드라마투르기가 너무 노골적이라는 뜻.

 

내용 전개를 떠나 영상이나 배우들의 연기 또한 그렇게 눈에 띄는 편이 아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 일본의 촬영지를 찾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굳이 가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영상이 파격적이지 않다.

 

정작 이 작품의 가치는 타인의 사연을 통해 다양한 고민을 안고 있는 독자들이 위안을 받고 싶어 하는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런 목적이라면 영화보다 오히려 소설이 나을 것 같다.

 

1080p 풀 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은 편이다.

잡티 하나 없이 말끔하고 깨끗한 영상은 색감 또한 깔끔하게 표현됐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괜찮다.

아주 두드러지는 편은 아니지만 리어 채널을 적절하게 활용했다.

 

부록으로 영화 예고편과 소개 영상, 유병재가 등장하는 우리말 소개 영상 등이 들어 있다.

일부 부록은 HD 영상으로 수록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일본 규슈의 오이타 지역에 위치한 분고타카다라는 마을에 잡화점 세트를 지어서 촬영.

전차 장면은 나가사키의 이시바시 전차역에서 촬영.

일본의 유명 가수인 야마시타 타츠로가 이 영화를 위해 직접 만든 '리본'(reborn)이라는 노래를 사용. 극 중에서는 가수를 꿈꾸는 생선가게의 아들이 만들어 여자 가수가 부르는 노래로 나온다. 

고아원 장면은 분고타카다 마을의 오자키 해안에 세트를 지어서 촬영.

'리본' 뮤직비디오를 찍는 장면은 분고타카다의 마타마 해안에서 찍었다.

요양시설 장면은 분고타카다 중앙병원에서 촬영.

일본 국민배우 니시다 토시유키가 1980년대 잡화점 주인으로 등장.

히가시노 게이고는 2012년에 원작 소설을 출간했다. 원래 2011년 4~12월까지 일본의 월간지 '소설 야성시대'에 연재된 것을 책으로 묶었다.

생활고를 겪는 어느 노부부의 침실에 놓인 빈티지 오디오들이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JBL 스피커와 혼스피커, 릴 데크와 턴테이블까지 값이 꽤 나갈 듯.

일본 유명 청춘스타 야마다 료스케가 과거로 보내는 상담편지를 쓰는 아츠야 역으로 등장. 

히로키 류이치 감독은 반쯤 완성된 각본을 보고 판타지 색이 뚜렷한 부분을 완화하고 현실적인 요소를 가미해 영화를 만들었다.

분고타카다의 쇼와 거리에서 주로 촬영. 쇼와 거리는 1926~89년 재위한 일왕 쇼와가 통치한 시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든 거리다. 쇼와 로망 창고, 6만 점의 장난감을 전시한 다가시야노 유메 박물관 등이 유명.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블루레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1Disc) : 블루레이
예스24 | 애드온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