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위한 시간(블루레이)

다르덴 형제가 만든 영화들의 공통점은 피사체를 항상 담담하게 바라본다는 것이다.

그 어떤 슬픈 드라마나 극적인 이야기가 녹아 있어도 배우들의 연기나 표정,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카메라는 항상 일정 거리를 두고 담담하게 바라본다.

 

마치 이야기 자체의 그 어떤 거짓이나 과장 없는 팩트 그 자체라는 것을 강조하는 듯한 영상이다.

어찌보면 오랜 기간 다큐멘터리를 찍으며 체득한 그들만의 언어일 지도 모른다.

 

유독 다르덴 형제의 담담함이 무섭게 다가오는 영화가 바로 '내일을 위한 시간'(Deux jours, une nuit, 2014년)이다.

이 영화는 병 때문에 휴직했다가 복직하려는 여인을 회사가 구조조정하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 선택을 같은 동료들에게 맡겼다.

보너스를 받을 것인 지, 여인의 복직을 받아들일 지 같이 일하는 노동자들이 투표로 결정하라는 것이다.

 

그때부터 여인은 제목처럼 이틀 낮 하루 밤 동안 동료들을 찾아 다니며 복직을 도와달라고 호소한다.

그 앞에서 동료들은 여인을 돕거나 돕지 못하는 사연들을 털어 놓는다.

 

그런데 그 모든 사연들이 수긍이 간다.

여인의 복직 대신 보너스를 택하는 동료들이 갖고 있는 힘겨운 사연을 들으면 결코 비난을 할 수 없다.

 

결국 비난을 받아야 할 것은 보너스를 택하는 동료들이 아니라 그런 상황으로 내모는 회사라는 점을 발견한다.

하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면 과연 회사 조차도 비난받을 대상인 지 의문이 든다.

 

이런 상황으로 내모는 현대 자본주의 시스템의 문제요, 글로벌 경제의 한 단면일 뿐이다.

비단 영화 속 회사 뿐만이 아니다.

 

정부가 나서서 산업 구조조정을 언급할 만큼 극심한 경기 침체에 시달리는 우리 입장에서도 보면 이 영화 속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래서 더 할 수 없는 현실감과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이 영화가 무섭게 다가온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안온하고 부드러운 색감 또한 영화의 리얼리티를 강조한다.

 

DTS-HD 5.1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영화 특성상 서라운드 효과가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부록으로 김혜리 씨네21 편집위원과 류승완 감독의 공동 음성해설, 다르덴 형제 인터뷰, 주연 배우인 마리옹 꼬띠아르 인터뷰, 남편 역을 연기한 파브리지오 롱지온 인터뷰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이 작품은 장 피에르 다르덴과 뤽 다르덴 형제의 7번째 영화다. 여주인공은 마리옹 꼬띠아르가 연기. 

촬영은 벨기에 세렝에서 했다. "부르조아의 삶에 관심이 없다"는 다르덴 형제는 주로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영화는 보다보면 정형화된 샷이 많이 보인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처럼 측면샷이 많고 정면샷이 드물다. 그만큼 카메라의 움직임도 느끼기 힘들만큼 거의 없다. 

배우들은 촬영 전에 촬영 장소로 가서 한 달 동안 치밀한 리허설을 했다. 이를 통해 감독들은 동선을 설계하고 배우들이 상황에 익숙해지도록 했다. 

다르덴 형제가 10여년 전 처음 작품을 구상했을 때는 마리옹 꼬띠아르를 염두에 두지 않았으나 다시 제작을 위해 시나리오를 쓰면서 마리옹을 고려했다. 다르덴 형제는 시나리오 쓸 때 마리옹을 의사 역으로 생각했으나 곧 주인공으로 바꿨다. 

다르덴 형제는 "도시의 소음들이 곧 음악"이라고 생각해서 인위적인 영화음악을 쓰지 않기로 유명한데, '자전거를 탄 소년' 이후 음악을 사용했다. 이 영화에도 자동차 속 라디오를 통해 음악이 나온다. 

다르덴 형제는 푸조 공장 사태 등 신문 등에서 읽은 기사를 통해 영감을 얻어 작품을 구상했다. 피에르 부르디외의 책 '세계의 비참'도 영감을 줬다. 

영화는 플랑 세캉스(plan sequence)기법으로 제작됐다. 플랭 세캉스는 한 신이나 시퀀스가 끊어지지 않고 하나의 숏으로 길게 이어서 촬영하는 기법이다. 그만큼 배우들의 대사, 동선, 카메라 움직임 등 모든 것이 실수없이 한 호흡에 완벽하게 가야 한다.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내일을 위한 시간 (A타입 한정판) : 블루레이 내일을 위한 시간 (B타입 한정판) : 블루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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