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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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만난 여름(블루레이)

울프팩 2022. 10. 31. 00:47

장디샤(章笛沙) 감독의 '너를 만난 여름'(最好的我們, 2019년)은 고교 시절 첫사랑을 추억하는 하이틴 로맨스 같은 중국 영화다.

원작은 인터넷에서 인기를 끈 중국 여류작가 바웨창안이 쓴 동명의 로맨스 소설이다.

 

작가는 진화고교를 배경으로 3부작 소설을 써서 인터넷에 연재했다.

그중 하나인 이 작품이 2013년 중국에서 책으로 출간돼 150만 부가 팔릴 만큼 크게 인기를 끌면서 24부작 웹드라마로 제작됐고, 중화 TV를 통해 방영됐다.

 

영화는 원작 소설과 드라마의 인기를 등에 업고 탄생했다.

내용은 명문고교의 우등생인 남학생 위하이(첸 페이유 陳飛宇)와 꼴찌인 여학생 겅겅(헤란도우 何蓝逗)이 사랑을 하는 얘기다.

 

위하이는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며 잘 생겨서 학교의 우상 같은 존재다.

반면 겅겅은 겨우 명문고에 입학했지만 키도 작고 공부도 못해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런데도 위하이는 스스로 수호천사를 자처하며 겅겅을 보살핀다.

그렇게 두 사람은 가까워지지만 위하이가 대입 시험 후 소리 소문 없이 갑자기 사라지면서 두 사람의 연애는 끝이 난다.

 

세월이 흘러 어른이 돼서 만난 두 사람은 뒤늦게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게 된다.

전반부를 수놓은 두 연인의 알콩달콩한 연애담은 특별할 게 없다.

 

뻔한 연애담이 식상할 때쯤 위하이가 사라지며 그에게 얽힌 비밀을 풀어가는 미스터리가 후반부를 끌어 간다.

연출이나 영상은 그다지 돋보일 게 없고 주연을 맡은 두 배우 첸 페이유와 헤란도우의 매력에 의존한다.

 

잘 생긴 첸 페이유는 유명한 첸 카이거 감독과 배우 첸홍의 아들이다.

더불어 눈에 띄는 것은 촬영 장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본고장이 우한(武漢)이 배경으로 등장해 관심을 끈다.

1080p 풀 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필터링된 연한 색상과 윤곽선이 부드럽다.

참고로 타이틀 케이스에 화면비가 2.65로 잘못 표기됐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그렇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일부 장면에서 폭풍우 소리가 리어 채널을 가득 채우는 등 간헐적으로 서라운드 효과가 나타난다.

 

부록으로 작품 배경, 제작과정, 인터뷰 영상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부록도 HD 영상으로 제작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장디샤 감독이 각본도 썼다.
장강으로 알려진 양쯔강을 가로지르는 우한의 창장대교. 구 소련이 1957년 완공한 이 다리는 위로 자동차가 다니고 아래로 기차가 다니는 2층 구조다.
장디샤 감독은 이 작품으로 데뷔했다. 이 작품은 중국에서 700억 원 이상 벌었다.
여주인공 겅겅을 연기한 헤란도우.
남자 주인공 위화이를 연기한 첸페이유. 중국의 유명 감독 첸카이거와 배우 첸홍의 아들이다. 188cm로 훤칠한 그는 아버지가 만든 영화 '오묘전 레전드 오브 더 데몬 캣'의 조감독으로 일하다가 제작자 눈에 띄어 배우가 됐다.
원작은 웹드라마로도 제작돼 20억뷰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영화 '라붐'을 흉내낸 장면.
바웨창안이 쓴 원작 소설의 제목 '최호적아문'은 '가장 좋았던 우리'라는 뜻이다.
중국의 시카고로 통하는 우한은 우창, 한양, 한커우 3개 도시가 하나로 합쳐 탄생했다. 거대한 장강이 도시를 가로지른다.
우한의 제2중학에서 농구 장면 등 학교 장면을 찍었다.
원작자도 촬영현장에 나타나 여러가지 조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