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달마야 놀자(블루레이)

울프팩 2022. 3. 6. 18:04

박철관 감독의 코미디 '달마야 놀자'(2001년)는 기존 조폭 영화들과 결이 다른 영화다.

이 영화는 깡패들끼리 주먹다짐에 초점을 맞춘 기존 조폭 영화와 달리 조폭들과 중들의 대결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웃음을 줬다.

 

내용은 다른 조직과 싸움을 벌인 조폭 재규(박신양) 일당이 피신한 곳이 하필 절이다.

당연히 이들을 달가워하지 않는 중들과 재규 일당은 그때부터 서로 기싸움을 벌인다.

 

어떻게든 절에 머물려는 재규 일당과 이들을 쫓아내려는 중들은 서로 시합을 벌인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웃음의 소재가 조폭들의 싸움과 욕설이 아닌 중들과 조폭이라는 황당한 조합이다.

 

오히려 이 영화는 험한 욕설이 한마디도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이들은 삼천배 대결, 주지승의 수수께끼 같은 화두 풀기, 족구와 369게임, 화투 등 특이한 소재들로 싸움을 벌여 웃음을 끌어냈다.

 

무엇보다 삼천배 같은 불교 전통을 코미디의 소재로 활용한 점이 신선하다.

그러면서도 무조건 웃음 일변도로 흐르지 않고 주지승이 던진 밑 빠진 독에 물 채우기 같은 장면은 나름 교훈과 철학적 메시지도 있다.

 

그만큼 이 영화는 불교와 조폭이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집단을 섞어서 독특한 웃음의 소재를 끌어낸 점이 돋보였다.

특히 박신양, 정진영과 더불어 김수로, 박상면, 강성진, 이원종, 이문식, 류승수 등 실력 있는 조연들의 유머러스한 연기가 빛을 발했다.

 

다만 체육복을 입은 고시생처럼 어설픈 유머를 끌어내는 설정은 굳이 넣을 필요가 있었나 싶다.

오히려 억지웃음을 유발하는 사족 같은 설정으로 옥에 티였다.

 

1080p 풀 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DVD 타이틀보다 낫지만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색감이 바랜 듯 약간 뿌연 편이고 더러 필름 손상 흔적도 보인다.

 

지글거림도 두드러지는 편이며 샤프니스도 떨어진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괜찮다.

 

배경음악이 리어 채널에서 적절하게 울리는 등 나름 채널 안배에 신경을 썼다.

부록으로 감독과 배우들의 음성 해설, 제작진 인터뷰, 제작과정, NG 장면, 예능에 자주 쓰여 멜로디가 유명한 주제곡의 뮤직 비디오 등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중과 조폭의 대결이라는 특이한 설정을 가진 이 영화는 이준익 감독이 제작했다.
박상면은 현장에서 무술감독에게 급히 특공무술을 잠깐 배워 무술 훈련 장면을 찍었다.
조폭들이 피신한 절로 나온 곳은 경남 김해시 신어산에 위치한 은하사다.
김수로는 삼천배 대결을 찍으며 절을 280번 가량 했다. 박 감독은 '아나키스트' '간첩 리철진'의 조감독을 거쳐 이 영화와 '미쓰GO' 등을 연출했다.
이 작품은 370만 명이 극장 관람해 흥행에 성공했다. 이후 할리우드에 리메이크 판권까지 팔았다.
영화 음악은 가수 방준석이 맡았다. 그가 작곡한 주제가는 TV프로그램 등에 삽입돼 유명하다. 음악은 색소폰 연주자 대니 정이 연주했다.
비구니로 나온 임현경은 촬영을 위해 실제로 삭발했다.
영화에 나온 폴더폰이 새롭다. 배우들은 더운 날 산에서 촬영하느라 모기와 벌레 등에 많이 물렸다.
제작진은 영화 후반 조폭들이 절에 쳐들어와 싸우는 장면을 문제 삼아 절에서 협조를 거부하는 바람에 해당 장면을 절 밖에서 싸우는 것으로 고쳤다.
영화가 성공하자 '달마야 하자'라는 에로물이 등장했는데 조계종의 엄중 항의로 제목을 바꿨다.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갈증(블루레이)  (0) 2022.03.19
공동경비구역 JSA(블루레이)  (0) 2022.03.13
분노의 질주 더 세븐(4K)  (0) 2022.02.28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블루레이)  (0) 2022.02.23
레이드2(블루레이)  (0) 2022.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