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레전드 (블루레이)

울프팩 2019. 2. 6. 15:48

브라이언 헬겔랜드 감독의 '레전드'(Legend, 2015년)는 재미나 영화적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은 아니지만 이면에 숨어있는 사건의 진실이 관심을 끄는 영화다.

이 영화는 실화다.


1960년대 영국에서 전설적인 갱이었던 크레이 형제의 이야기를 다뤘다.

쌍둥이인 레지 크레이와 로니 크레이 형제는 특이하게도 1960년대 더 펌(the firm)이라는 회사를 차려 기업형 범죄를 저지른 갱들이다.


이들은 처음에 뒷골목에서 돈이나 갈취하는 폭력배로 출발했지만 곧 이재에 밝은 레슬리 페인이 합류하면서 클럽들을 인수해 상류층까지 진출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프랭크 시나트라, 주디 갈란드, 바바라 윈저 등 연예인 및 유명 국회의원 등 상류층까지 사로잡으며 합법과 불법을 넘나드는 조직범죄를 저질렀다.


연예인들에게 경호 업무를 제공하며 한편으로는 돈세탁과 살인을 저질렀다.

특이한 것은 두 형제의 성격이 판이하게 달랐다는 점이다.


로니는 충동적이고 폭력적이며 정신질환을 앓아 종잡을 수 없었다.

반면 레지는 침착하고 이성적이었으나 역시 내면에 주체할 수 없는 폭력성이 도사렸다.


또 로니는 동성애자였으며 이를 주변의 친한 사람들에게는 숨기지 않았다.

반면 레지는 드러내지 않았으나 동성애자이거나 이성애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로는 죽이 잘 맞고 때로는 서로 티격태격하면서도 범죄 조직을 잘 이끌었던 두 사람은 결국 살인죄로 체포돼 1995년과 2000년에 각각 사망했다.

영국에서는 이들의 행보가 특이해 워낙 유명한 이들을 영화로 만든 이 작품에서는 단연 톰 하디의 연기가 돋보인다.


그는 로니와 레지 등 1인 2역을 맡아 괴팍한 크레이 형제의 범죄 잔혹사를 훌륭하게 연기했다.

1인 2역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성격이 다른 두 형제의 연기를 톰 하디가 워낙 감쪽같이 연기에 영화에 절로 빠져들게 만든다.


하지만 영화만으로는 두 형제의 범죄 배경을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영화가 1960년대 이후 형제들이 범죄 조직을 만든 이후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


따라서 이들이 범죄에 빠져들게 된 계기를 밝히고 형제의 성격 형성 배경을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특히 벌어진 사건들을 연대기 순으로 쫓다 보니 인물들 간의 관계 등이 피상적으로 흘러서 설명이 부족하다.


비록 연출과 구성에 한계를 드러내기는 했지만 톰 하디의 연기력 하나만큼은 높이 평가할 만한 작품이다.

그러나 요란한 총격전이 등장하는 갱스터 영화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1080p 풀 HD의 16 대 9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윤곽선이 깔끔하고 색감이 자연스럽다.


DTS HD MA 7.1 채널과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요란하지 않지만 적당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부록으로 크레이 형제 설명, 배우 인터뷰, 제작과정, 월드 프리미어 영상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1933년에 태어난 유대계 이탈리아인이었던 크레이 형제는 런던의 빈민가인 이스트엔드에서 주먹으로 이름을 알린 일란성쌍둥이다.

형제는 영국 육군 보병연대에 징집됐으나 종종 탈영하는 등 말썽을 부려 런던탑에 갇히기도 했다. 그들은 영창에서 경비원들을 수갑을 채워 때리고 똥을 던지거나 불을 질러 결국 강제로 불명예제대했다.

형제는 어려서 외할아버지에게 권투를 배워 선수를 꿈꿨으나 군에서 전과 기록 때문에 권투를 할 수 없게 돼 범죄자가 됐다.

크레이 형제는 대출받은 돈으로 당구장을 사서 운영하며 범죄조직을 만들어 강도 납치 방화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크레이 형제는 범죄로 번 돈을 이용해 상류층이 드나드는 웨스트엔드의 클럽을 사서 운영하며 연예인, 정치인, 부호들과 친분을 맺었다.

'킹스맨'의 태런 에저튼이 로니 크레이의 동성애 애인으로 등장.

프랭크 시나트라, 주디 갈란드, 바바라 윈저 등이 크레이 형제의 클럽을 드나들었다. 시나트라는 크레이 형제의 갱단원들을 경호원으로 고용했고 바바라 윈저는 결혼 전날 레지 크레이와 잠자리를 가졌다는 소문이 돌았다.

크레이 형제에게는 다른 형제도 있었다. 여동생은 아기 때 죽었고 형 찰리는 형제와 함께 일했다. 찰리는 는 10년형을 살고 나와 형제 얘기의 영화 판권을 판 돈으로 코카인을 밀수하다가 1997년 체포됐고, 2004년 사망했다.

크레이 형제는 코넬과 맥비티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형을 살았다. 다른 갱단원 조지 코넬을 살해한 로니 크레이는 복역 중 정신이상 판정을 받아 병원에 구금됐으며 1995년 3월 심장마비로 죽었다.

레지 크레이의 아내였던 프랜시스 시아를 연기한 에밀리 브라우닝. 프랜시스는 16세 때 레지를 만났다.

프랜시스는 1965년에 레지 크레이와 결혼했으나 2년 뒤 자살했다.

톰 하디가 1인 2역을 먼저 제안. 톰은 가발을 이용해 머리 모양을 바꾸고 얼굴선을 다르게 보이도록 특수 파우더를 사용해 약간씩 다른 형제의 모습을 연기했다. 특히 로니 역을 할 때 입 안이 불룩해 보이는 플럼퍼를 사용했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맥비티를 죽인 레지는 33년을 복역한 뒤 2000년 10월 방광암으로 죽기 8주 전에 풀려났다. 사망 당시 그는 66세였다.

꽃이 있는 식탁
고은경 저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레전드 : 크리에이티브 에디션 : 블루레이
브라이언 헬겔랜드 / 톰 하디, 에밀리 브라우닝, 태런 에저튼
예스24 | 애드온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