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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레지던트 이블6 파멸의 날(4K 블루레이)

울프팩 2021. 1. 1. 15:49

폴 앤더슨 감독의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Resident Evil: The Final Chapter, 2016년)은 15년간 이어온 시리즈의 종지부를 찍은 6번째 작품이다.

제목따라 간 내용은 특별할 게 없다.


인류의 마지막 희망으로 남은 앨리스가 사람들을 좀비로 만든 바이러스를 퇴치할 백신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이를 구하기 위해 사건이 시작된 라쿤시티로 다시 돌아가 악당들을 물리치는 내용이다.

결국 앨리스는 백신을 구해 인류를 종말의 위기에서 구해내고 자신의 운명 또한 새롭게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맹목적으로 달려드는 좀비떼들을 마구잡이로 도살하는 과정은 이전 시리즈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새로운 것이 있다면 강력해진 엄브렐라사의 악당들과 벌이는 싸움이다.


여기에 우리 배우인 이준기가 악역을 맡아 주인공 앨리스를 연기한 밀라 요보비치와 액션 대결을 펼친다.

새로운 얼굴뿐 아니라 클레어 등 이전 시리즈에서 얼굴을 내민 인물들도 대거 등장해 대미를 장식한다.


파국을 맞는 만큼 스케일이 커진 것이 장점.

좀비떼는 더욱 늘어났고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흉측한 괴물들은 더욱 흉폭해져 돌아왔다.


그만큼 이들과 펼치는 대결은 아슬아슬한 상황으로 가슴을 졸이게 만든다.

특히 과거 시리즈에 등장했던 레이저 빔이 훑는 복도가 다시 등장해 앨리스의 화려한 몸동작을 되풀이하게 만든다.


이전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비슷한 내용이지만 적당한 볼거리로 시간을 보내게 만드는 킬링타임용 작품으로는 제 몫을 다했다.

다만 이용자가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게임과 달리 수동적 볼거리에 불과하다는 것이 한계다.


제작진으로서는 이쯤에서 시리즈를 마감한 것이 현명한 결정이다.

미국판 4K 박스세트에 포함된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두 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6편은 박스세트에 포함된 전작들과 달리 4K 뿐만 아니라 일반 블루레이의 영화 본편과 부록까지 모두 한글자막을 지원한다.

21600p U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괜찮은 화질이다.


샤프니스가 높아서 윤곽선이 깔끔하고 매끄럽다.

세기말 분위기를 자아내는 황갈색 세피아톤 색감이 잘 살았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위력적인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각 채널에서 비트감 있게 때리는 역동적인 사운드가 아주 요란하게 울린다.


저음도 묵직하고 힘이 있다.

부록으로 스턴트와 무기, 영화 속 여성 캐릭터 설명, 게임과의 연관성 설명, 지하 연구소 하이브 탐험, 감독과 여배우가 등장해 주요 장면을 해설하는 리탈리에이션 모드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용으로 제작된 게임 '바이오 하자드'가 영화의 원작이다.

오리지널 영화 '혹성탈출'의 자유의 여신상을 흉내 낸 듯한 장면. 여신상 대신 워싱턴 기념비가 등장.

작품을 감독하고 각본을 쓴 폴 앤더슨 감독은 주연인 밀라 요보비치의 남편이다.

거대 수송차 위에서 싸우는 장면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프리토리아 외곽 고속도로에서 촬영.

밀라 요보비치가 오토바이를 타는 장면을 대신 연기한 스턴트우먼이 촬영 중 사고로 다쳤다.

많은 장면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찍었다.

가운데가 뚫린 건물은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에 위치한 54층 높이의 폰테시티 아파트를 모델로 했다. 한때 범죄 집단이 장악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곳으로 꼽혔으나 지금은 번지점프 시설 등이 설치된 관광장소가 됐다.

폐허가 된 시가지 전투는 케이프타운에 위치한 버려진 시멘트 공장 건물 등에서 찍었다.

이준기가 악당 역할로 등장. 이준기는 직접 아이디어를 내서 무술 연기에 도움을 줬다고 한다.

제트 터빈이 작동하는 지하터널 장면은 산기슭을 관통하는 3.2km 길이의 실제 터널에서 촬영.

원래 이 작품은 2013년 가을에 촬영해 2014년 개봉할 계획이었으나 밀라 요보비치가 두 번째 아이를 갖는 바람에 연기됐다.

액션 장면 등의 촬영이 좀 정신없는데, 작품의 95% 이상을 핸드헬드 카메라로 찍었기 때문이다. 상당 부분은 감독이 직접 촬영에도 참가했다.

전작에서 인공지능인 레드퀸을 연기한 매건 카펜티어가 성장하는 바람에 이번 작품에서는 레드 퀸 역할을 감독과 밀라 요보비치의 딸인 에버 앤더슨이 맡았다.

원래 대본은 주인공이 죽는 내용이었으나 관객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고쳤다. 촬영 중 험비가 미끄러지며 벽에 충돌하는 바람에 스태프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