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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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외치고 싶어해(블루레이)

울프팩 2017. 6. 25. 11:45

나가이 다츠유키 감독의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心が叫びたがってるんだ, 2015년)는 말 때문에 상처 입은 사람들을 다룬 아픔과 치유의 애니메이션이다.

주인공인 나루세 준은 어린 시절 무심코 목격한 일을 이야기했다가 부모가 이혼하는 아픔을 겪었다.

 

아버지는 집을 나가면서 "네가 한 말 때문에 이렇게 돼 버렸다"며 어린 딸을 책망한다.

결국 나루세 준은 그 일이 상처가 돼서 이후 입을 다물어 버린다.

 

오히려 말을 하면 배가 아픈 심인성 질환을 앓게 된다.

그런 그에게 담임 선생은 마을 사람들을 위해 뮤지컬을 만드는 일을 맡긴다.

 

언뜻보면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을 학교 친구들과 함께 하며 나루세 준은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다.

나가이 다츠유키 감독은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말 때문에 상처받는 일을 섬세하게 다뤘다.

 

나루세 준이 상처를 받고 입을 닫은 채 외톨이처럼 살아가다가 친구들 덕분에 마음을 열게 되는 과정이 설득력있고 진중하게 다가온다.

이를 위해 다츠유키 감독은 음악을 적절하게 사용했다.

 

준이 부르는 노래와 친구인 다쿠미가 준의 마음을 열기 위해 사용한 음악 등은 더불어 관객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치유제 역할을 한다.

이 같은 과정이 모여서 절정을 이루는 것이 뮤지컬 장면이다.

 

준의 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뮤지컬은 모두에게 말이 주는 상처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새삼 일깨운다.

진중한 이야기에 더욱 빠져들게 만드는 요소는 뛰어난 작화다.

 

손그림 느낌이 물씬 풍기는 사실적인 영상은 무거운 주제와 달리 서정미를 느끼게 해준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지치부를 찾아가 수 많은 사진을 찍어서 이를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계란이 굴러 내려간 길이나 극 중 인물들이 찾아가는 언덕이나 학교, 마을 길 등은 실제 풍경을 그대로 묘사했다.

여기에 순정 만화같은 캐릭터들이 등장해 영상과 잘 녹아 들었다.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스토리 구성과 아름다운 그림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애니메이션이다.

1080p 풀HD의 1.78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우수하다.

 

수채화 같은 색감이 잘 살아 있고 윤곽선 또한 깔끔하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리어를 적절히 활용해 괜찮은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부록으로 감독과 각본, 캐릭터 디자이너와 성우가 함께 한 음성해설, 개봉 기념 스페셜 영상, 제작진의 무대 인사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풍경화 같은 그림이 아주 아름답다. 제작진은 직접 답사해 촬영한 지치부시 사진을 토대로 풍경을 그렸다.

나가이 다츠유키 감독과 각본을 쓴 오카다 마리 등 제작진은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도 모른다' 등 전작을 함께 만들었다. 전작도 사이타마현 지치부 시를 배경으로 했다.

이 작품은 일본에서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성공을 거두자 만화, 소설로도 출간됐고 올해 7월 개봉을 목표로 실사 영화도 만들었다. 실사 영화는 쿠마자와 나오토가 감독하고 나카지마 켄토와 요시네 쿄코가 남녀 주인공을 맡았다.

깨지고 부서지기 쉬운 껍질로 쌓인 달걀은 여주인공의 마음을 나타내는 메타포이기도 하다.

미니 아코디언 연주 장면은 실제 연주자의 연주 장면을 촬영한 뒤 이 위에 종이를 대고 그림을 그리는 로토스코핑 기법으로 만들었다.

감독은 지치부시 사당길에서 본 콩주머니를 보고 달걀 꾸러미를 구상했다.

지치부시의 다이지지를 비롯해 실제 건물들이 작품 속 모델이 됐다.

등장인물들이 다니는 아게하고교는 도치기현 아시카가시에 있는 아시카가미나미 고교를 모델로 그렸다.

처음 구상단계에서는 주인공이 남자인 다쿠미였는데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여고생인 준으로 바뀌었다.

나루세 준 목소리를 연기한 성우 미나세 이노리는 이 작품으로 제 25회 일본 영화비평가대상 신인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소니뮤직의 자회사 애니플렉스 계열인 A1픽처스에서 제작. 애니플렉스는 작품이 성공하면 OST를 소니뮤직에서 내고 소니엔터테인먼트에서 게임을 만드는 원소스멀티유즈를 시도한다.

작품 속 작품인 뮤지컬을 통해 주인공의 마음을 치유하고 같은 입장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도 어루만져 주는 형태를 취했다. 이 작품은 제 39회 일본아카데미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받았다.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 (1Disc 스카나보 풀슬립 넘버링 한정판) : 블루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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