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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미쓰백 (블루레이)

울프팩 2019. 4. 18. 18:39

이지원 감독의 '미쓰백'(2018년)은 아동학대를 다룬 영화다.

이 감독이 겪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고 하는데, 관련 내용들은 언론에도 보도된 사건도 섞여 있다.

 

이 감독은 몇 년 전 옆집에 살던 아이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도와주지 못해서 괴로워하다가 언론에 보도된 아동학대 사건들을 보고 대본을 쓰게 됐다고 한다.

내용은 어려서 힘든 일을 겪은 여주인공 미쓰백(한지민)이 이웃에 사는 어린 소녀를 아동 학대로부터 구해내는 이야기다.

 

주인공은 이웃집 소녀의 모습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 모습을 보게 되고 결국 누구를 돌볼 처지가 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아이를 구해내기 위해 뛰어든다.

영화를 보면 2015년 인천에서 발생한 아동 학대 사건이 떠오른다.

 

2015년 12월 12일 인천에서 11세 소녀가 친부와 계모의 학대를 피해 2층에 위치한 집의 세탁실에서 가스 배관을 타고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아이의 아버지는 영화처럼 직업도 없이 동거녀의 벌이에 의지한 채 하루 종일 집에서 온라인 게임 '리니지'만 하고 살았다.

 

아이의 아버지는 틈만 나면 아이를 쇠파이프나 옷걸이로 때렸고, 아이는 집에서 달아날 때도 갈비뼈가 부러지고 온 몸에 멍이 든 상태였다.

아이는 제대로 먹지도 못해 11세인데도 키가 120cm에 불과했고 몸무게도 16kg이었다.

 

결국 친부와 계모는 구속됐고 2016년 각각 징역 10년형을 언도받았다.

이를 계기로 교육부에서는 아동학대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전국 5,900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장기 결속 아동에 대해 전수 조사를 실시했다.

 

영화 속 아동학대의 전경은 굳이 이 사건을 떠올리지 않아도 참혹하다.

욕탕 바닥에 걸레처럼 구겨져 쓰러진 아이가 죽으라고 물도 먹지 못하게 하고 아이의 목을 조르는 친부의 학대 장면을 보면 사람으로 어찌 저럴 수 있을까 싶다.

 

그만큼 영화는 미쓰백의 행동에 공감하도록 이야기 구성을 잘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아이가 학대당하는 장면을 보면 미쓰백의 행위에 동조하지 않을 수 없다.

 

미쓰백도 평생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안고 있지만 아이를 구출하는 과정까지 감정의 발전이 자연스럽게 묘사됐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등장인물들 간에 감정적 교감에 철저하게 초점을 맞춘 드라마다.

 

친부와 계모가 아이를 되찾기 위해 음모를 꾸미는 과정은 스릴러 같지만 그렇다고 요란한 액션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그만큼 오락적 요소는 떨어지지만 미쓰백과 아이의 동화 과정은 비슷한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치유의 과정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문제는 영화의 전반적인 구성과 이야기 전개가 일본 드라마 '마더'와 흡사해 개봉 당시 표절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국내에서도 드라마로 리메이크된 '마더' 역시 아동학대를 다룬 드라마였는데 내용 전개가 이 영화와 거의 똑같아 문제가 됐다.

 

다만 남녀 주인공의 직업만 다르다.

일본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은 교사, 이를 돕는 남자 주인공은 의사인데 영화에서는 여주인공은 마사지사나 세차 일 등 각종 허드렛일을 하고 남자 주인공은 형사다.

 

제작사는 표절 논란이 일자 시나리오 검토 과정에서 영화와 비슷한 점을 알고 있었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표절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모티프가 된 사건이 실화라 하더라도 완전히 표절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 전개 방식과 설정인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든 영화다.

 

하지만 보고 나면 살아남기위한 생명의 처절한 몸부림에 가슴이 무거워지는 묵직한 영화다.

여기에는 배우들의 열연이 큰 역할을 했다.

 

특히 거센 여인을 맡은 한지민의 열연이 돋보였다.

한지민은 이 작품으로 제38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여우주연상, 제39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는데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다.

 

1080p 풀 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윤곽선도 깔끔하고 괜찮은 화질이다.

그러나 화면이 약간 어두운 편.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공간감을 느낄 수 있는 적당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부록으로 이 감독과 한지민 김시아 이희준 등 배우들의 음성해설, 제작과정과 응원 영상, 캐릭터 설명, 한지민 연기 및 삭제 장면 등이 HD 영상으로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이 영화는 아동학대를 긴장감 있게 잘 묘사한 작품이다.
영화를 보노라면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생명의 몸부림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이지원 감독이 각본도 썼다.
촬영은 강국현 감독이 담당. 대부분의 장면을 들고찍기로 촬영.
강국현 촬영감독은 핸드헬드 촬영을 통해 사건의 전개보다는 인물의 감정 묘사에 집중했다.
온 종일 게임만 하는 철없는 아버지 역할을 맡은 백수장과 잔혹한 계모 역할의 권소현.
한지민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아이는 극 중 학대받는 소녀 역을 맡은 김시아의 동생이다.
영화 속 등장하는 온라인 게임 화면을 협찬받으려 했으나 많은 게임업체들이 부정적 이미지를 우려해 반대했다.
엔딩 크레디트에 나오는 배우 이름을 다른 영화와 달리 특이하게 영화 등장순서대로 표기.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미쓰백 (1Disc 스카나보 렌티큘러 풀슬립 1,000장 넘버링 한정판) : 블루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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