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바디 오브 라이즈 (블루레이)

울프팩 2009. 6. 16. 23:28
2차 세계대전 당시 중립국이었던 스페인 해안에서 영국군 장교 시체가 발견됐다.
시체에는 연합군의 다음 상륙지가 적혀있는 편지가 들어 있었다.

중립국이지만 독일과 친했던 스페인은 이 정보를 독일군에게 전달했고, 독일군은 편지에 적혀 있는 곳에 병력을 집결시켰다.
그러나 연합군은 편지 내용과 다른 시실리에 상륙하며 본격적인 이탈리아 진군을 시작했다.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 시체는 가짜였다.
독일군을 혼란에 빠뜨리기 위해 영국군이 가짜 시체, 즉 바디 오브 라이즈를 띄운 것이었다.

작가 데이비드 이그나티어스는 여기서 영감을 얻어 소설 '바디 오브 라이즈'를 썼다.
이 책을 읽고 감명을 받은 리들리 스콧 감독이 이를 같은 제목으로 영화화(Body of Lies, 2008년)했다.

내용은 중동 테러조직의 두목을 잡기 위해 비밀 정보기관들이 함정을 파는 이야기다.
즉, 2차 세계 대전때 영국군처럼 덫을 놓아 테러조직의 두목을 유인하는 작전이다.

'블랙호크다운' '킹덤 오브 헤븐' 등 쟁쟁한 블록버스터를 만든 리들리 스콧 감독과 '타이타닉'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글래디에이터'의 러셀 크로 등 유명 스타들이 등장하는 만큼 기대가 큰 작품이었다.
그러나 작품은 기대에 못미쳤다.

의외로 쉽게 함정에 빠진 중동 테러조직이나 도리어 뒤통수를 맞는 CIA 등이 너무 허술하게 묘사돼 현실성이 떨어진다.
중동 전문가인 작가가 썼기 때문에 중동 세계에 대한 묘사는 잘 돼 있지만 스릴러로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 만한 DVD/블루레이'로 분류한 이유는 순전히 시의성 때문이다.
한국 여성이 예멘에서 납치돼 살해되고 이란에서 대규모 민중 시위가 일어나는 등 다시금 중동이 관심의 대상으로 부각되는 요즘 볼 만한 작품이란 뜻.

1080p 풀HD 영상의 블루레이는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한다.
중동의 황갈색 톤이 잘 살아있고 샤프니스가 높아 깨끗한 화면이 마음에 든다.

음향은 돌비트루HD 5.1채널을 지원한다.
서라운드 효과는 최신작답게 훌륭하다.

감독과 작가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인터뷰, 삭제장면 등 여러 부록이 들어 있으며 모두 한글자막이 수록됐다.
특히 부록도 HD로 제작돼 깨끗한 영상으로 볼 수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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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중동에서 활약하는 CIA 정보원으로 등장한다. '블러드 다이아몬드'에 이어 터프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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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데이비드 이그나티어스는 중동에서 30여년을 근무한 워싱턴 포스트의 칼럼니스트다. 80년에는 베이루트에서 종군기자로 근무하며 이란-이라크 전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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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책상물림형 CIA 지휘관을 연기한 러셀 크로. 그는 이 작품을 위해 체중을 14kg이나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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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는 중동이지만 실제 촬영은 대부분 모로코에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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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의 집이 폭발하는 장면은 고성능 폭약인 토르베스를 250kg이나 사용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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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들리 스콧 감독은 CG작업을 별로 안좋아 하지만 헬기에서 발사한 로켓포를 맞고 자동차가 폭발하는 장면은 디지털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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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에는 특이하게도 CIA와 더불어 요르단의 정보국 무카라바트가 등장한다. 작가에 따르면 미 CIA에서는 중동에서 요르단 정보국을 최고로 평가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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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프리오(페레스 역할)가 반하는 미모의 중동 여성 아이샤 역은 이란의 유명배우인 골쉬프테 파라하니가 연기. 이 작품에서 두 사람의 미래는 안나오지만 원작 소설에는 두 사람이 결합해 페레스가 중동에 정착하는 것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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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정보국장이 쓰레기 더미에서 사건을 이야기하는 장면은 모로코의 라바트에서 촬영. 이곳은 '블랙호크다운'과 '킹덤 오브 헤븐'을 찍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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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에 보이는 두바이 시가지 풍경은 모두 CG로 만든 것. 두바이 정부에서 대본을 읽고 두바이를 부정적으로 묘사한다고 생각해 촬영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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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요지는 '누구도 믿지 말라'는 것. 촬영은 알렉산더 윗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