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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반지의 제왕2 두 개의 탑(4K 블루레이)

울프팩 2021. 1. 16. 15:45

피터 잭슨 감독의 '반지의 제왕2 두 개의 탑'(The Lord of the Rings: The Two Towers, 2002년)은 시리즈가 본격적인 정점으로 치달은 작품이다.
각종 기괴한 캐릭터들이 쏟아져 나오며 스펙타클한 전투장면을 연출하면서 3편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높여 놓았다.

특히 이 시리즈 가운데 최대의 성공 캐릭터로 꼽히는 골룸이 본격 등장한다.
골룸은 인간 내면의 선과 악이 다투는 복잡다단한 심리를 투영한 존재.

그렇다고 이 작품이 단순 볼거리에만 치중한 것은 아니다.
원작자인 톨킨이 그러했듯 처참한 전투장면과 전쟁을 준비하며 이별하는 가족의 슬픔, 죽음을 눈 앞에 둔 사람들의 공포스러운 표정을 통해 반전 메시지를 전달한다.

워낙 대규모 전투 장면이 많다보니 곳곳에 컴퓨터그래픽(CG)이 쓰였다.
CG가 많으면 어색할 법도 한데 작업을 맡은 웨타디지털의 솜씨가 뛰어나 구분이 안 갈 정도.

반복적인 격투를 보여줘 전투장면이 지루했다는 평도 있지만, 시선을 끄는데는 분명 성공한 작품이다.
한마디로 원작의 힘, 응집력있는 연출과 놀라운 CG의 성공이다.


국내 출시된 4K 타이틀은 극장판 1장, 확장판 2장 등 총 3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의 영상은 화질이 뛰어나다.


특히 간달프의 백발이 올올이 보일 정도로 디테일이 섬세하다.

색감도 밝고 강렬해졌다.


다만 확장판의 첫 번째 디스크에서 1시간 2분 54초 지점에 영상이 일시적으로 깨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단순 뽑기 운이 없어서 갖고 있는 디스크만 그런 현상이 나타난 것인지, 4K 블루레이 플레이어나 HDMI 케이블의 상성 문제인지는 알 수 없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천둥치듯 요란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저음 아주 묵직하고 둔중해서 공성전 장면에서 전투 장면의 박진감을 그대로 살렸다.


과거 일반 블루레이 타이틀의 경우 부록이 3장의 DVD로 별도 수록돼 풍성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일반 블루레이 타이틀은 무려 4개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각종 효과와 음향, 스턴트 등 방대한 부록에 모두 한글 자막을 지원한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골룸 골룸' 기침하듯 토해내는 소리가 인상적이었던 골룸 캐릭터가 이 작품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100% CG로 만든 캐릭터이며 이를 위해 배우 앤디 서키스가 모션캡처 연기를 하며 이 분야의 달인으로 떠올랐다. 앤디 서키스는 괴물인 우르크하이 목소리 녹음에도 참여했다.

오크들의 습격을 받는 마을은 뉴질랜드 풀번 호수 근처에 만든 세트.

팡고른 숲 역시 세트. 공항 옆 오래 된 창고에 만들었다.

죽음의 늪도 스톤가 기차역 옆 오래된 공장 주차장에 만든 세트. 1편에서 모리아 동굴 입구의 호수 장면을 찍은 같은 장소다. 물에 잠긴 시체들은 톨킨이 제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을 때 본 전장의 참상을 옮긴 것.

간달프가 타는 백마 새도우팩스는 미국인 조련사가 사람의 목소리에 반응하도록 특수 훈련시킨 말이다.

나무의 정령인 나무 수염 장면은 사전 시사때 평론가들의 지루하다는 비판에 따라 극장 개봉시 많은 부분을 잘랐다. 배우들이 올라가 연기를 할 수 있었던 나무수염은 4미터가 넘는 기계장치였다. 가지에 파이프를 연결해 사람들이 이를 흔들고, 기계 장치를 이용해 눈이 껌뻑이도록 조작했다.

삼각 칼날이 꽂힌 거대한 검은 문은 앨런 리의 삽화를 인용.

에도라스는 뉴질랜드 남섬에 지은 세트. 일부 건물은 산에 직접 지었고, 나머지는 CG.

에도라스 무덤가에 만발한 가상의 흰 꽃 심벨뮈네 역시 CG로 만들었다.

성은 폴리스틸렌으로 만든 4분의 1 크기 등 다양한 사이즈로 여러 개를 만든 미니어처다. 윗부분은 배우들이 연기할 수 있도록 실물 크기의 세트를 따로 만들었다.

사루만의 군대 결집 장면은 나치의 뉘른베르크 전당대회를 역동적인 모습으로 촬영해 영화사에 기록영화의 걸작으로 길이 남은 레니 리펜슈탈 감독의 '의지의 승리'를 흉내냈다.

원작에 없는 아르웬(리브 타일러) 이야기를 추가해 영화에 가슴 아픈 러브 라인과 삼각관계를 집어 넣었다.

헬름 협곡의 전투 장면은 마이클 케인이 주연했던 1964년 영화 '줄루'를 참고했다.

원작에서는 엘프족이 헬름 협곡을 지원하러 오지 않는다. 감독이 재미를 위해 추가한 것.

아이센가드의 수몰을 위해 60톤의 물을 쏟아 부었다. 아이센가드 역시 미니어처다.

헬름 협곡은 채석장에 지은 세트. 사루만의 군대는 모두 CG로 만든 것.

골룸이 매를 맞는 장면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시계태엽 오렌지'를 참고한 것. 동굴은 10m 높이의 세트.

원작자인 톨킨은 '나니아 연대기'를 쓴 CS루이스와 친구였다. 루이스는 무신론자였고 톨킨은 카톨릭이었지만 둘은 1주일에 두 번씩 만나는 문학모임을 만들어 서로의 글에 조언을 했다.

비고 모르텐슨은 헬름 협곡 전투 장면 촬영 중 휘두른 칼에 맞아 앞니가 하나 깨졌다.

골룸을 만들 때 제작진은 가수 이기 팝의 깡마른 몸매도 참고했다.

톨킨은 원작에서 2개의 탑을 명확히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양한 의견이 분분하다.

대부분의 촬영은 뉴질랜드 남섬에서 이뤄졌다.

비고 모르텐슨은 오크의 투구를 걷어차는 장면을 여러 번 찍다가 발가락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이 작품에서 꽃미남 요정을 연기해 최고 인기를 끈 올랜도 블룸.

웜통을 연기한 브래드 듀리프는 배역을 위해 눈썹까지 밀었다.

음악 녹음은 비틀즈의 음반으로 유명한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했다. 음향 등 제작진은 뉴질랜드에 떨어진 피터 잭슨 감독과 광케이블을 이용한 영상 통화로 의견을 주고 받았다.

주인공 프로도를 연기한 일라이자 우드와 샘을 연기한 숀 애스틴. 블루레이는 감독 확장판이어서 상영 시간이 극장판보다 1시간이 늘어나 4시간에 육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