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혈귀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는지 인터뷰해보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갖고 있던 여류 소설가 앤 라이스는 이를 1976년 단편 소설로 썼다.
'크라잉 게임'의 닐 조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뱀파이어와의 인터뷰'(Interview with the Vampire, 1994년)는 앤 라이스의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앤 라이스는 영화 작업에도 참여해 각본을 직접 썼다.
닐 조던(Neil Jordan)) 감독이 초점을 맞춘 것은 기존 공포물과 달리 흡혈귀의 번민과 고뇌다. 주인공 루이(브래드 피트 Brad Pitt)는 오래된 흡혈귀 레스타트(톰 크루즈 Tom Cruise)를 만나 흡혈귀가 됐지만 살인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사람의 피를 빠는 것을 싫어한다.
결국 루이는 흡혈귀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괴로워하며 레스타트와 충돌한다. 원작자 라이스나 조던 감독은 흡혈귀들을 통해 인간의 모습을 봤다.
결국 어떻게 살아갈지 방법에 따라 그 사람의 존재가 갈리듯 레스타트와 루이는 수많은 사람들의 고뇌를 대신하는 캐릭터들이다. 그런 점에서 마냥 무서운 존재로만 다가서는 다른 흡혈귀 영화하고는 결이 다르다.
그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오싹한 공포물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머뭇거리고 주저하는 흡혈귀의 존재가 마땅치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흡혈귀 영화처럼 흡혈 행위를 관능적으로 묘사한 것은 마찬가지다. 이밖에도 영화는 다양한 흥밋거리가 있다.
당시 12세였던 커스틴 던스트(Kirsten Dunst)가 어린 흡혈귀로 등장해 앙칼진 연기를 선보인다. 또 루이와 레스타트, 루이와 아만드(안토니오 반데라스 Antonio Banderas) 사이에 미묘하게 흐르는 동성애적 코드도 감지된다.
이 때문에 앤 라이스는 영화로 만드는데 걸림돌이 될까 봐 루이를 여성으로 바꾸는 것도 한때 고려했다. 국내 출시된 블루레이 타이틀은 여성의 전라 장면이 삭제된 극장판과 달리 무삭제판이다.
파리의 극장에서 벌어지는 공포 공연에 등장하는 여성의 누드 장면이 삭제 없이 수록됐다. 1080p 풀 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평범한 화질이다.
전체적으로 색감이 탁하고 윤곽선이 날카롭지 않다. 여기에 일부러 어둡게 찍은 제작진의 의도 때문에 암부 디테일이 더 묻힌다.
DVD 타이틀에 나타나던 기름얼룩 등은 보이지 않는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적당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부록으로 닐 조던 감독의 음성해설, 뱀파이어의 인기 현상, 제작 과정 등이 들어 있다. 이 가운데 음성해설을 제외하고 한글 자막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