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비추천 DVD / 블루레이

별의 목소리(블루레이)

울프팩 2023. 1. 28. 18:30

'별의 목소리'(The Voices of a Distant Star, 2002)는 유명한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신카이 마코토(新海誠)의 초창기 작품이다.

약 25분 분량의 중편인 이 작품은 신카이 감독 혼자서 2년 동안 만들었다.

 

컴퓨터를 이용해 직접 각본을 쓰고 그림까지 그렸다.

작품의 완성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초속 5센티미터' '별을 쫓는 아이' '너의 이름은' 등 훗날 그를 유명하게 만든 작품들의 모태가 됐다.

 

내용은 외계 생명체와 싸우는 미래의 지구에서 벌어지는 남녀의 사랑이야기다.

공동으로 결성한 유엔 우주군에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이 로봇 조종사로 뽑혀 출전하면서 남자 친구와 생이별을 하게 된다.

 

두 사람은 우주에서 끊임없이 메일을 주고받지만 지구에서 멀어질수록 제대로 연락이 되지 않으며 애를 태운다.

로봇이 등장해 외계인들과 싸우는 공상과학(SF)의 틀을 갖추고 있지만 남녀의 사랑이 주를 이룬다.

 

이를 통해 신카이 감독은 그의 작품들에 일관되게 흐르는 그리움과 상실, 외로움 등의 정서를 표출한다.

이런 퇴행적 정서들은 어찌 보면 현대 도시인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군중 속의 고독과 이어진다.

 

이처럼 지극히 아날로그적 감성에 건담을 연상케 하는 로봇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것이 이 작품의 특징이다.

신카이 감독 특유의 빛과 그림자를 잘 살린 그림이 돋보이며 사실적 묘사를 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다만 캐릭터 묘사가 정교하지 못하고 로봇의 형태가 건담을 연상케 하는 등 독창성이 떨어지고 어설퍼 보이는 부분은 있다.

그러나 신인 감독이 혼자서 만든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만하다.

 

국내 출시된 블루레이 타이틀은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와 합본으로 나왔다.

한 장의 디스크에 두 작품이 같이 들어 있어 골라 볼 수 있다.

 

1080i 풀 HD의 1.35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형편없다.

DVD 타이틀 수준의 형편없는 화질은 샤프니스가 떨어지고 윤곽선이 두텁고 퍼져 보이며 색깔도 명료하지 않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그마남 서라운드 효과가 괜찮다.

리어 채널에서 프런트 채널로 넘어가는 기차 소리를 들어보면 방향감과 소리의 이동성이 명확하게 살아 있다.

 

역시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처럼 부록은 전무하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트레이서라는 이름의 로봇은 건담을 닮았다.
신카이 감독은 중편 애니메이션인 이 작품을 혼자서 2년 동안 만들었다. 심지어 남자 주인공 노보루 목소리도 감독이 녹음했다.
빛과 그림자를 이용해 명암대비 효과와 강렬한 색감을 강조하는 신카이 감독의 특징이 이 작품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캐릭터 그림이 정교하지 못하다. 곡선보다 직선이 많고 선처리도 깔끔하지 않다.
이 작품은 소설과 만화로도 출간됐다.
건담처럼 두 다리와 백팩을 이용해 움직이는 트레이서는 전투기 같은 병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