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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부당거래 (블루레이)

울프팩 2011. 7. 15. 22:01

오늘 신임 권재진 법무장관과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가 내정됐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으로 갈등을 빚으면서 벌어진 일이다.

경찰보다 한 수 위라는 의식을 갖고 있는 검찰이 일부이긴 하지만 수사권을 내놓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검찰 내부에서는 경찰에 밀렸다는 소리까지 나오는 모양이다.

그만큼 양 측의 해묵은 갈등은 쉽게 해결되기 힘든 과제다.
류승완 감독의 영화 '부당거래'(2010년)는 요즘 검경의 암투를 보는 것 같다.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 검찰, 경찰, 언론 등 소위 권력의 부정부패를 다뤘다.
공교롭게 지난해 터진 스폰서 검사 사건처럼 자본의 비호를 받는 검찰, 폭력조직과 유착해 없는 범인을 날조하는 경찰, 뇌물을 받고 한쪽에 치우친 기사를 쓰는 언론 등 썩은 내가 진동하는 세계를 다뤘다.

정의롭지 못한 자들이 만드는 세상은 결코 아름다울 수 없는 법, 추한 결탁은 악취가 진동하는 싸움으로 이어지고 결국 참담하다못해 조소가 배어나오는 결말로 이어진다.
그럴 법 하다는 수긍이 가도록 영화를 만든 류 감독의 연출 솜씨와 미운 검사 역할을 똑 떨어지게 해낸 류승범, 권력에 눈 먼 경찰을 연기한 황정민과 악랄한 조폭 유해진 등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했다.

1080p 풀HD의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클로즈업의 디테일이 좋고, 색감이 잘 살아 있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적당한 서라운드를 들려준다.
부록으로 배우와 촬영감독 해설, 감독과 김영진 평론가의 해설, 제작과정, 삭제장면 등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 play 표시가 있는 사진은 play 버튼을 누르면 관련 동영상이 나옵니다. *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그래서 밟아야 한다는 영화 속 대사가 권력의 속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검찰청사 장면은 대전 시청서 촬영. 천장이 올려다보이는 1층 로비와 나선형 계단 구조가 특이하다.
승진에 눈이 멀어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조작하는 경찰을 연기한 황정민.
검사의 뇌물을 받는 기자. 이 작품 속에서는 언론도 권력에 기생하는 집단으로 묘사됐다.
경찰청으로 등장한 곳은 전주 덕진구에 위치한 구 전주 북부경찰서 건물. 경찰서가 이전한 뒤 남은 건물을 촬영 장소로 사용.
와이드 앵글을 잘 살린 촬영은 '올드보이' '박쥐' '친절한 금자씨'를 찍은 정정훈 촬영감독 솜씨다.
정 촬영감독은 아역배우 출신으로, '미쓰 홍당무' '주먹이 운다' 등에 깜짝 출연하기도 했다.
류승범은 기업인에게서 뇌물을 천연덕스럽게 받는 스폰서 검사 역을 얄미울 정도로 잘 해냈다.
파티 장면은 대전에 있는 고 이응노 화백 미술관에서 촬영. 류 감독은  '동백림 사건'의 피해자인 이 화백 갤러리에서 찍었다는 이유로 좌파가 아니냐는 소리를 들었단다.
잠깐 출연하는 송새벽은 류승범의 추천으로 캐스팅됐다.
맥주병을 있는 대로 흔들어서 생맥주 뿜듯이 섞는 경찰 특유의 폭탄주 제조법이 등장.
깜짝 출연한 이준익 감독. 연기가 눈에 띄게 어색하다.
반면 같은 카메오지만 '미쓰 홍당무'를 만든 이경미 감독은 연기와 대사처리가 배우처럼 자연스럽다.
권력과 권력의 충돌인 검찰과 경찰의 해묵은 갈등은 쉽게 해결되기 힘들다.
협박을 통해 살인범을 날조하는 장면은 부산의 거대한 쓰레기 소각장에서 촬영.
선 굵은 주제를 다루다 보니 영화는 러브라인이 없는 마초 영화가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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