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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질주 6 : 더 맥시멈(4K 블루레이)

울프팩 2019. 9. 29. 00:30

1981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의 시작인 '레이더스'를 내놨을 때 언론은 형편없는 오락 영화라고 혹평을 퍼부었다.
이에 대해 스필버그 감독은 "팝콘은 아무리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지만 입에서 살살 녹고 달콤하다. 이 영화는 팝콘처럼 가볍게 여러 번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주장했다.


남는 건 없지만 재미있으면 되지 않느냐는 스필버그의 항변에서 팝콘무비라는 말이 유래했다.
저스틴 린 감독의 '분노의 질주 6: 더 맥시멈'(The Fast and the Furious 6, 2013년)은 대표적 팝콘무비다.

아니, 시리즈 전체가 팝콘 무비다.
미국인들이 환장하는 자동차와 근육질 사나이들이 울퉁불퉁 알통을 뽐내며 스피드와 힘을 겨루는 이 시리즈는 전형적인 아메리카 마초이즘의 환상을 보여준다.

할리우드 영화의 무차별 공세에 넉다운된 전세계는 이 같은 아메리카 마초이즘을 고스란히 받아들였다.
덕분에 이 시리즈는 1~5편이 전세계에서 16억 달러를 벌어들이며 메가 히트 클럽에 입성했다.

메가 히트 클럽이란 한 편당 1억 달러 이상 벌면서 시리즈 전체가 10억 달러를 넘어야 한다.
그렇다 보니 시리즈는 회를 거듭할 수록 오락성의 강도가 강해질 수 밖에 없다.

6편은 어마어마한 물량 공세를 퍼부었다.
전편들에서는 자동차끼리 도로를 질주하며 스피드를 겨루었으나, 이번 시리즈에서는 탱크가 등장하고 급기야 세계 최대 수송기인 안토노프124까지 등장했다.

동네에서 속도나 다투던 단순 마초들의 스피드 싸움이 거의 국제적 테러범을 막기 위한 특공대의 전쟁 수준으로 발전한 셈이다.
여기에 플립카라는 희한한 자동차까지 등장해 도로 위에서 딱지치기하듯 달려드는 상대편 자동차들을 훌떡 훌떡 뒤집는다.

가히 상상력이 놀랍다.
그만큼 영화가 끝날 때까지 요란한 볼거리와 소리로 눈과 귀가 어지럽다.

즉, 이 영화는 시종일관 요란함으로 승부하는 팝콘무비다.
하지만 소리만 요란하다고 뻥튀기 기계에서 나오는 강냉이가 하루 아침에 별사탕이 될 수는 없는 법, 빈약한 스토리의 공허한 액션과 굉음이 주는 스트레스 또한 만만찮다.

자동차 광들은 좋아할 지 모르겠지만, 영화로서는 그닥 남는 게 없는 작품이다.
국내 출시된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영화 본편은 극장판과 1분 가량 늘어난 확장판 두 가지가 모두 들어 있다.

2160p U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샤프니스나 디테일이 블루레이보다 좋은 편이다.

특히 어두운 부분에서 사물의 표현력이 블루레이보다 개선됐다.


DTS X를 지원하는 음향은 확실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후방에서 전방으로 넘어가는 헬기 소리를 들어보면 현장에 있는 것처럼 실감난다.


부록으로 감독 음성해설과 제작과정, 삭제장면 등이 들어 있으며 음성해설을 제외하고는 한글자막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2010년형 검은색 닷저 챌린저와 은색 닛산 스카이라인이 스페인 절벽길을 달리는 장면은 헬기와 지미집을 이용해 촬영. 극 중 빈 디젤은 미국산 머슬카를, 폴 워커는 주로 일본산 수입차를 몬다.

주연 및 제작을 맡은 빈 디젤부터 폴 워커, 이스라엘 출신의 배우 겸 모델인 갤 가돗, 한국계 성 강, 가수 출신의 루다크리스, 타이리스 깁슨 등 전작의 멤버들이 총출동했다.

특별 제작한 플립카는 쉐보레 LS3 500마력 엔진을 장착했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4륜 구동 바퀴를 통해 옆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강력한 무기는 상대 차를 들이받아 딱지처럼 뒤집는 능력이다. 경찰차를 뒤집는 장면은 글래스고에서 촬영한 뒤 컴퓨터그래픽으로 런던 거리풍경을 입혔다.

지나 카라노는 이종격투기 선수 출신이다. 덕분에 액션이 시원시원하다. 원래 이번 작은 2009년 '분노의 질주 더 오리지널'부터 '언리미티드'로 이어지는 후반 3부작의 마지막 편이다.

피카디리광장에서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은 대당 6억원이 넘는 1969년형 붉은색 닷지 데이토나와 젠슨 인터셉터를 이용해 촬영. 원래 탱크 추격전도 피카디리 광장을 본 딴 세트를 만들어 찍을 예정이었다.

빈 디젤이 운전한 붉은 색 닷지 데이토나는 크라이슬러가 나스카경주대회 우승을 목표로 만들어 챔피언십을 차지했다. 그러나 너무 빨라서 이후 양산이 금지됐다.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탱크는 트럭 차대를 이용해 2대를 제작.

고속도로 장면은 스페인 카나리아 군도의 테네리페 섬에서 아직 개통되지 않은 고속도로를 달리며 촬영. 탱크 포탄에 맞아 부서지는 다리 장면에서는 속이 빈 플라스틱을 콘크리트 파편처럼 꾸며서 사용.

고속도로 장면에서 폴 워커가 운전한 차는 78년형 마크1 포드 에스코트. 가벼워 점프 장면을 찍기 쉽다.

드웨인 존슨이 연기한 수사관 홉스 역할은 원래 토미 리 존스를 고려했다.

볼거리에 치중해 리얼리티를 과감히 무시했다. 폴 워커는 3편 '도쿄 드리프트'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시리즈에 출연했다. 탱크에 깔리는 흰색차는 1969년형 포드 앤빌 머스탱이다.

러시아 수송기 안토노프124가 등장하는 장면은 동체, 날개, 바퀴 부분 등을 바퀴 6개의 터보 차징 트럭에 부분세트로 제작해 촬영. 추락 장면은 영국 입스위치 인근 과거 공군기지였던 벤트워터스에서 카메라 12대로 촬영.

1999년 1편을 찍은 그 세트에서 1편과 똑같이 둘러 앉아 식사 전 기도하는 장면을 촬영.

엔딩 크레딧이 흐를 때 잠깐 나오는 장면에 제이슨 스태덤이 등장. 다음편에 나올 모양.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 (1Disc 스틸북 한정판) : 블루레이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 (2Disc 4K UHD 2D 한정수량) : 블루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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